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구역 1정문에서 어린이정원 축구장 앞까지 약 500m 도로 양쪽으로 아크부대 장병 400명이 1.5m 간격으로 도열해 있었다. 1정문 안쪽에는 태극기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국기가 게양됐고, 현판에는 아랍어로 써진 환영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오전 10시52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들어오자 총지휘관이 "대통령께 대하여 경례, 단결"을 외치며 경례했고, 뒤이어 40~50명 단위 구간 제대별로 지휘관과 장병들이 똑같이 경례를 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의 차량이 아크부대 도열을 지나 분수정원 옆길로 진입하자 아리랑 노래가 나왔고, 노란색 전통복을 입은 전통군악대 무리와 전통 기수단이 뒤따랐다.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 마당에 마련된 단상 정면에는 군악대와 의장대가 도열했고, 어린이 환영단 120여 명이 양손에 태극기와 UAE 국기를 흔들며 아랍어로 "앗살라무 알레이쿰(안녕하세요)"이라고 인사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이 군악대 연주와 함께 차량에서 내리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맞으며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UAE 국기 색깔 중 하나인 녹색 넥타이를 맸다.
양 정상이 이동하자 블랙이글스(공군 특수비행팀) 8대가 UAE 국기를 상징하는 빨강, 초록, 검정,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용산 상공을 활공했다. 양 정상을 맞는 봉황곡이 연주되고 예포가 21발 발사됐다. UAE 국가와 애국가 연주가 이어지며 사열이 시작되고 윤 대통령 부부와 모하메드 대통령이 함께 걸으며 아크부대원들에게로 다가가 박수를 쳤다. 이후 양 정상은 양측 수행단을 한 명씩 소개하면서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 부부와 모하메드 대통령이 청사 입장 전에 잔디광장을 함께 바라보다 블랙이글스 편대가 또 다시 상공에 나타나 회오리 모양 연기를 뿜으며 회전비행을 한 뒤 UAE기 상징색 연기를 남기고 사라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UAE 정상회담에 앞서 모하메드 대통령을 최고 예우 수준으로 극진히 환대하는 공식환영식 행사를 열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월 UAE 국빈 방문 당시 UAE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기마병·낙타병 등이 도열해 성대한 환영을 받은 것의 답례다. 대통령실은 전날인 28일 모하메드 대통령의 대통령기가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자 공군 전투기(F-15K) 4대를 투입해 호위하는 성의를 표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이날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나 차담을 나눴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기인 2009년 모하메드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UAE 바라카 원전 건설에 한국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했고, UAE에 아크부대 파병을 결정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이날 이 전 대통령과 중동 문제와 미국 대선 , 유엔의 역할 등 국제 현안을 놓고 1시간가량 대화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하메드 대통령에게 "한국과의 관계에서 윤석열 정부와 협조를 잘해서 투자 등의 실질적 성과를 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28~29일 이틀에 걸쳐 UAE 왕실 요리사가 조리한 연어, 양고기 요리 등 13가지 음식을 이 전 대통령 자택으로 보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 동안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편대가 축하 비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