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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총리도 단독 면담했는데… 이재용, 또 사법 족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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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산 부당합병 혐의 항소심
2017년 이후 줄줄이 법원행
中총리도 단독 면담했는데… 이재용, 또 사법 족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사건이 모두 1심 무죄를 선고 받은 이후 첫 항소심이 27일 열렸다. 이 회장은 전날 한·일·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리창 중국 총리와 국내 총수 중 단독으로 면담하는 등 활발한 대내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재계에서는 사법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 절차를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날 이 회장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검찰은 1심에서 내지 않았던 증거 약 2300건의 목록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외부감사법과 자본시장 전문가,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 등 11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 변호인은 "검찰이 신청한 증인 중 상당수는 이 사건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 아닌데, 검찰 의견에 맞는 진술을 듣겠다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항변했고, 재판부는 11명 중 대다수는 이미 진술조서가 작성돼 있어 새로운 증거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이 회장은 1심에서 기소 3년5개월 만인 지난 2월5일 19개 혐의 전부에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와 지배력 강화만을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계에서는 이미 8년이나 재판 일정 등에 발이 묶였던 이 회장의 글로벌 경영에 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2017년 2월 '국정농단'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됐고, 이후 2022년 8월 사면복권 된 이후에도 삼성물산 부당합병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으로 인해 거의 매주 법원에 가야 했다.
1심 선고까지 3년5개월이 걸렸던 점을 고려할 때, 이 회장은 적어도 2년가량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오는 7월22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

이 회장은 전날 리창 총리와 국내 기업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면담하는 등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리 총리는 이 회장에게 "삼성의 대중 협력은 한중 양국의 상호 이익과 협력 발전의 생생한 축소판"이라며 추켜세웠다.

지난달엔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CEO(최고경영자), 네델란드 반도체 제조 장비사인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신임 CEO를 만났으며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방문했다. 또 1심 무죄 선고 직후인 2월 6일엔 중동·동남아로 출장길에 나서며 글로벌 사업 현장을 점검했고, 3월엔 한국을 방문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면담을 갖기도 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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