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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포커스] 간부급 17명 아직 못 뽑아… 실력있는 인재확보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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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절반인원으로 개청
지리적 한계로 인재 확보 우려
R&D 체계·타부서와 협업 등
범부처 우주 컨트롤 타워 돼야
"당장 전문가 회의를 해야 하는데 사천에서 해야 할지, 세종 또는 서울에서 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27일 경남 사천에 '한국판 NASA'인 우주항공청이 개청하는 가운데 국내 우주 분야 한 전문가는 우주청이 안고 있는 지리적 여건에 따른 현실적 고민에 대해 이같이 털어놨다.

그는 "우주청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면 각종 현안 대응과 정책 수립, 국제협력 등을 위해 산학연 전문가들과의 소통이 많아지고, 입법과 예산 등을 위해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활동해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사천에서 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면서 "세종이나 서울 등에 별도 사무소를 마련해야 다소나마 업무를 효율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주청이 국가 우주항공 전담기관이자 범부처 우주항공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지리적 한계라는 현실적 문제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주청의 명확한 비전과 목표 제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천문연구원·대학 등과의 R&D 역할 재정립, 글로벌 우주 협력, 산업체 지원, 타 부처와의 업무 조정까지 당면한 과제가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주여건은 여전한 숙제… 우수 인재 확보·업무 비효율 개선 시급

당장 급한 것은 우수 인재 채용과 안정적인 인력 수급이다. 우주청은 전체 정원(293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임기제 공무원(50명), 일반직 공무원(55명) 등 총 105명으로 출범한다. 임기제 공무원 중 임무본부장(1급)을 제외하고, 부문장(2급) 등 17개 직위의 간부급 공무원은 아직 채용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인력은 출범 이후인 하반기부터 상시 채용 등으로 뽑을 계획이지만, 정주 여건 한계와 계약 고용에 따른 신분 불안정 등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우주청의 문을 두드릴지, 지속적으로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쉽지 않아 보인다.

안형준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정책2팀장은 "우주청의 가장 큰 현실적 문제를 꼽으라면 경남 사천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지리적 한계로 인한 우수 인재 확보가 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정주여건과 인프라 등은 점점 개선되겠지만, 어떻게 우수한 인재를 지속 가능하게 확보해서 국가 우주항공 전담기관의 역할을 원활하게 할 지 단기적, 중장기적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전 구체화하고 항우연·천문연과의 R&D 역할 교통정리해야

우주청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로 출범했다. 우주경제시대를 열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우주청의 비전과 철학, 목표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우주청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국민들에게 하루빨리 제시하고 국민적 지지와 이해를 얻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우주청으로 이관되는 연구기관을 아우르는 R&D 체계 확립, 타 부처와의 원활한 협업체계 구축도 숙제다. 우주청은 기존 우주항공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을 이관받아 함께 R&D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각 연구기관 간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주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항우연과 천문연이 그동안 연구개발을 잘 해 온 만큼 기관에 자율성을 최대한 주고, 우주청은 범부처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우주항공 관련 메가 프로젝트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가령,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을 타 부처와 협력해 자율주행시스템으로 확장하거나, 중·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의 세계 시장 진출 등 큰 틀의 우주항공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국토부·산업부·외교부·국방부 등과의 협력체계·관계설정 중요
우주청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산하 연구기관과 원팀을 이뤄 시너지를 냄으로써, 우주항공 전담기관이자 범부처 우주 컨트롤타워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게 이 전 원장의 주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주청으로 일부 업무를 이관한 국토부, 산업부 등과 우주항공 업무와 관련해 원활한 협력 체계를 갖추고, 우주안보와 관련해 외교부, 국방부 등 타 부처와의 원만한 관계 설정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주청 개청 초기에는 국민적 기대감이 큰 만큼 조기에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우주청의 비전과 목표를 산학연에 명확히 제시하고, 항우연·천문연 등과 역할 분담, 우주청으로 이관된 우주항공 관련 사무에 대한 타 부처와 긴밀한 협업 구축, 기존과 다른 대형 우주프로젝트의 효율적 관리체계 확립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결국 승부는 산업에서 가려져… 우주산업 생태계 키워야

전문가들은 우주청 설립의 궁극적 목표는 우주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산업화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우주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민관협력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체 우주 시장 중 70%가 넘는 위성통신, 위성항법, 원격탐사 등 글로벌 우주서비스 활용 분야에 진출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최근 중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등 우주통신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우주기업 간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전기·전자 등 첨단 ICT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산업화 전략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백홍열 나르마 수석연구위원(전 항우연 원장·전 국방과학연구소장)은 "우리 기업이 세계 우주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우주청 주도의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며 "우주감시, 우주정찰, 위성항법 등 우주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방 수요도 늘어나는 만큼 민군 협력도 보다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효충 교수는 "우주청이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를 선도하려면 우주 스타트업과 같은 우주 산업체가 자생력을 갖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이끌어야 한다"면서 "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우주 프로그램 추진과 규제·제도 개선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테크&포커스] 간부급 17명 아직 못 뽑아… 실력있는 인재확보 `최우선 과제`
경남 사천에서 개청하는 우주항공청 청사 전경.

과기정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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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누리호 3차 발사 모습.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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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달 탐사 개념도.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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