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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 26조 지원] 美·日은 수십조 현금폭탄 … 韓, 금융지원에 세제혜택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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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열풍에 엔비디아 매출 262% ↑
각국 정부 반도체 유치에 520조
업계 "22대 국회서 보조금 검토를"
[반도체 산업 26조 지원] 美·日은 수십조 현금폭탄 … 韓, 금융지원에 세제혜택 고집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시간) "AI에 의한 차세대 산업혁명이 시작됐다"고 선언하면서 AI반도체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용 반도체(GPU·그래픽처리장치) 수요에 힘입어 엔비디아는 1분기(2∼4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262% 급증한 260억4000만달러(약 35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이 생성형 AI용 서버를 마련하기 위해 엔비디아 'H100' 칩을 대거 사들이면서 매출이 수직 상승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올해 4분기 B100 GPU를 탑재한 차세대 AI칩 '블랙웰'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H100이 탑재된 호퍼 칩보다 2배 더 강력하고 AI 추론 속도도 5배 빠르다. 그러면서도 전력소모량은 기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일본 이어 인도 사우디까지 현금 폭탄=세계 각국은 AI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국가 안보에 견줄 만큼 중시한다. 그 때문에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삼성전자에 최대 64억달러(약 8조9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텔에도 약 200억달러(약 26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보조금과 대출을 지원했다.

일본 정부의 경우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18조원 규모 보조금을 편성했다.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면 투자금의 최대 50%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홋카이도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라피더스에 총 8조2000억원가량을 지원해기로 했으며, TSMC 구마모토 공장(약 4조원), 미국 마이크론 히로시마 메모리 공장(약 1조8000억원), 삼성전자 요코하마 패키징 시설(약 890억원)에도 지원금을 약속했다.

반도체 후발주자인 유럽연합(EU)의 경우 역내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약 463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인도 역시 지난 2월 자국 내 첫 반도체 생산 시설 건설에 100억달러의 보조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펀드도 올해 안에 반도체 부문에 상당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는 인텔, TSMC 등과 같은 반도체 기업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지금까지 3800억달러(약 520조원)를 배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대만 일본 등 경쟁국뿐 아니라 신생국들까지 AI시대의 핵심인 반도체를 놓치지 않이 위해 '전(錢)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이 같은 반도체 지원 경쟁에 우리 정부도 뒤늦게 가세했다. 정부는 23일 기존 '10조원+알파(α)'의 반도체 금융 지원 프로그램 규모를 2배 이상으로 늘린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을 내놓았다.

◇여태 지원책 중 가장 파격적이지만 현금지원은 소액 그쳐=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이날 밝힌 '반도체산업 종합 지원 프로그램'은 여태껏 나온 반도체 육성책에서 가장 포괄적인 지원을 담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은 금융·펀드 18조1000억원 이상, 인프라 2조5000억원 이상, 연구개발(R&D)·인력양성 5조원 이상 등 총 26조원으로 구성됐다.

금융지원 등 간접지원을 제외하면 정부 지원금액은 8조원으로, 국고지원과 공공기관 등의 재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3000억원 규모로 조성 중인 반도체 생태계 펀드도 1조1000억원 수준으로 늘린다.

정부는 아울러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대형화를 위해 기업당 지원 규모를 늘리고 필요하면 추가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을 위한 도로·용수·전력 등 인프라 지원에는 2조5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산업단지 착공에 드는 기간을 기존 7년에서 절반으로 단축할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국도 45호선 확장과 용수·전력 공급 문제는 사전 절차 간소화, 관계기관 비용 분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R&D·인력 양성 투자는 직전(2022~2024년) 3년간 3조원 수준에서 향후 3년간(2025~2027년) 5조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국내 반도체 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이날 "정부의 이번 지원 정책은 반도체 산업의 미래 경쟁력 제고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정부의 이번 지원 정책은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에 발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력 확보 움직임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일 뿐 아니라 R&D와 시설 투자 금액을 늘리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DS부문장에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위촉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고, SK하이닉스는 영업기밀인 수율까지 공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폭발적 성장 AI반도체 지원, 전향적 판단 필요=다만 직접적인 보조금을 지원하는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해 우리 정부는 여전히 간접 지원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직접적인 지원은 R&D와 인력양성 정도이며, 정부는 이번 계획의 7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지원한다는 입장도 같이 내놓았다. 이에 대해 한경협 등 산업계는 30일 개원하는 22대 국회에 반도체 보조금 지급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세계 각국이 AI용 반도체를 국가 안보와 직결시킬 만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발간한 'AI 반도체 시장 현황·전망' 보고서를 보면 AI 반도체 시장규모는 2022년 411억달러에서 2028년 1330억달러로 연평균 21.6% 성장할 전망이다.

최 부총리는 "오늘 발표한 반도체 생태계 지원방안을 보다 구체화해 6월 중 확정하고 신속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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