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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펑크`에 올해도 세수 재추계 할까...세수 모형 꽁꽁 감춘 기재부 [최상현의 정책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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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펑크`에 올해도 세수 재추계 할까...세수 모형 꽁꽁 감춘 기재부 [최상현의 정책톡톡]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대외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올해도 세수 재추계를 피해가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주요 세목 중 하나인 법인세에서 벌써부터 대규모 세수펑크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가장 많은 법인세를 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법인세는 '0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작년 코스피 기업 영업이익이 45%, 코스닥은 35.4% 급감하면서 나머지 기업의 법인세 납부 전망도 어둡습니다.

3월 법인세 실적은 한 해 전체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힙니다. 대다수의 세금이 그렇듯, 법인세도 전년도 실적을 기반으로 과세액을 산정합니다. 12월 결산법인 기준 3월과 8월에 각각 신고하고, 납부는 3~5월과 8~10월에 걸쳐 진행됩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법인세 수입은 18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6000억원 감소했습니다. 같은 신고서에 근거해 납부하는 4월과 5월의 법인세도 비슷하게 줄어들 거라는 의미입니다.

하반기 법인세도 마찬가지입니다.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신고는 기업이 전년도 결산세액과 당해년도 상반기 중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올해 상반기 수출경기가 나아져 이익이 발생했다고 해도, 이자비용을 생각하면 작년 결산세액을 기준으로 신고하는 게 합리적입니다. 3월과 똑같은 세수펑크가 연중 내내 이어질 거라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글로벌 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뒤로 늦춰지면서, 소득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양도세도 회복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부동산 거래는 금리가 낮을 때 활발하고, 거래가 많아서 양도소득세도 잘 걷힙니다. 고금리가 이어진 작년과 올해는 양도소득세가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이를 두고 기재부의 세수 예측 시스템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앞서 3년째 두자릿수 세수 오차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재부의 세수 오차율은 2021년 17.8%, 2022년 13.3%, 2023년 14.8%입니다. 내부에서는 올해도 세수 재추계를 해야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세수 재추계 전후로 국회와 학계, 언론 등에서는 '기재부가 세수 추계 모형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빗발쳤습니다. 하지만 기재부는 '전면 공개는 곤란하며, 전세계적으로도 세수모형을 공개하는 나라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세입예산을 편성할 때는 작년 4분기부터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 시점이 올해 1분기로 지연되면서 세수 예측도 엇나갔다"며 "세수 추계 모형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경기동향 예측에 실패한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한 세무학과 교수는 "4년 연속 세수 예측에 실패하게 된다면, '불운'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세수 추계 모형을 공개하고 오차를 줄일 방법을 함께 강구해야 정상적인 세입·세출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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