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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281개 물건으로 본 한국 근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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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산이 현대사 1·2·3
전우용 지음 / 돌베개 펴냄
[논설실의 서가] 281개 물건으로 본 한국 근현대


책은 지금 우리에게 익숙하고 사소한 물건들이 언제 이 땅에 들어와 어떻게 우리 삶을 바꿔놓았는지 이야기한다. 매일 먹는 음식이나 평범한 물건 등 사소한 것부터 건물과 시설, 문서에 이르기까지 281개의 항목을 통해 근현대 한국사를 읽는다. 책에서 다룬 물건들은 안경, 이발기계, 호루라기, 이태리타올, 분유, 냄비, 냉장고, TV, 조미료, 명함, 고무신, 인감도장, 아파트 등이다. 1권 '일상·생활', 2권 '사회·문화', 3권 '정치·경제'로 나눠 묶었다.

책은 물건의 유입사와 내력을 설명하고 그로 인해 달라진 한국인의 삶의 모습을 그려낸다. 물건을 사용하며 변화해가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시대를 읽어낸다. 기껏해야 닷새에 한 번 시장 생활을 경험하던 옛날 사람과 스마트폰에 시장을 담고 사는 현대인의 감각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전등이 없는 시대에서 있는 시대로, 냉장고가 없는 시대에서 있는 시대로의 이행은 그 어떠한 역사적 분기점 못지않게 중요하다. 서구화, 식민주의, 산업혁명이 추동한 대량생산과 대중소비, 기술혁신이라는 시대 조건에서 우리 삶에 들어온 물건들이 우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분명하다.


'물건의 근현대사'를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읽어내는 저자의 관점이 독특하다. 물건의 유입사와 내력을 살피는 것은 그 자체가 흥미롭고 호기심이 생기는 일이고, 동시에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활동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쓸모없는 잡다한 물건'인 잡동사니들의 역사는 우리 자신을 알고 다가올 시대를 가늠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독자들은 다양한 물건들을 통해 한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 물건들의 역사와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인의 행태, 습성, 정신 등을 조망하고 생활상과 그 변천사도 살필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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