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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무실 ’고품질 커피’ 한 잔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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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무실 ’고품질 커피’ 한 잔의 힘
손종수 브라운백 CEO

손종수 브라운백 CEO

커피 스타트업 브라운백을 운영한지 10년이 되어간다. 최근 브라운백은 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사무실에 커피머신과 원두를 공급하는 '커피 구독서비스'의 미래를 밝게 보았기때문이다.

투자자들이 공감한 국내 커피시장 변화의 방향은 크게 2가지다. 먼저 인스턴트커피 시대가 끝나고 있다. 한때 한국인이 커피를 마실때 90%는 믹스커피였고 '맥심 CF 모델'은 최고 인기연예인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현재 믹스커피 점유율은 50%정도에 불과하다. 낡은 느낌을 주다보니 '다방커피'가 레트로로 인기를 끌 정도다.

다음으로 국내 커피산업 성장의 중심이 커피전문점에서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의 커피전문점 수는 이미 10만개가 넘었다. 한국보다 인구가 2.5배나 많은 일본의 커피전문점 수가 7만개가 되지않음을 고려하면 한국의 카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셈이다.

이 많은 커피전문점들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의 원두커피 시장이 '카페'에 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는 집과 사무실에서 원두커피를 마시기에, 한국만큼 자주 카페를 찾지 않는다. 미국 커피시장 중 커피전문점 비중은 30%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66%나 된다.

반면 미국 커피시장 중 사업장 비중은 51%에 이르지만 한국은 17%에 불과하다. 여전히 국내 600만 사업장의 2/3가 믹스커피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구권처럼 원두커피가 사무실로 들어오는건 시대의 흐름이다.

가파른 물가상승은 이러한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아메리카노 가격을 인상하면서 커피 한잔 값도 만만치않은 수준이 되었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759명을 대상으로 커피 소비를 조사한 결과, 직장인의 80%가 하루 1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 지출 비용을 계산해보면 월 12만원, 1년으로 환산했을때 무려 144만원이나 된다.

이에 기업들은 커피머신을 도입해 임직원들에게 고품질 커피를 제공하는 사내복지를 실시하고 있다. 직원들의 커피값 지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 사내 카페테리아를 조성하며 '커피가 복지'라는 인식을 확대하고 있다. 이제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원두커피를 당연한 사내복지로 여기고 있다.

브라운백이 운영하는 오피스커피 구독서비스 '블리스'의 가입자 수는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블리스 이용 기업수는 2019년 49개에 불과했지만, 4년만에 3500여개로 늘었다. 그리고 여전히 믹스커피를 마시는 대다수 사업장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사실 원두커피만큼 돈이 덜 드는 복지도 없다. 요즘 고급 믹스커피로 차별화한 제품이 1.6g 기준 250원정도다. 브라운백이 제공하는 원두 한잔은 9g에 500원도 채하지 않는다. 200원 더 내고 카페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면, 누구라도 원두커피를 선택할 것이다. 단순히 맛의 차이가 아니다. 아침 커피 한잔의 차이로, 하루의 시작이 달라진다.

커피는 단순 복지가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수단이기도 하다. MIT의 벤자민 와버 교수는 티타임이 직장인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 연구했다. 실험 결과 티타임을 가진 직원들의 업무처리 시간이 대폭 감소했고, 근무만족도는 10% 이상 향상되었다. 티타임의 상호작용을 통해 유대감이 형성되고 협업이 원활해진 것이다.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픽사 시절에 서로 연관성이 없는 부서의 직원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직원용 카페를 건물 중앙으로 옮긴 것은 유명한 일화다.

커피 시장의 미래는 이제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무실의 커피머신과 원두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모든 직장인의 일상에 새로운 에너지를 부여하고,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브라운백의 기업용 커피 구독 서비스가 그 한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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