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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국내 대표 `水처리 전문가`… "탄소감축 글로벌 협력 `복덕방`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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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협 국가녹색기술연구소장
2003년부터 KIST서 연구 활동
국가녹색기술연구소장 취임 후
기관 미션·위상 세우기에 집중
"탄소감축 성장공식 중요한 숙제
어디든 뛰며 협력 대상 찾을 것"
[오늘의 DT인] 국내 대표 `水처리 전문가`… "탄소감축 글로벌 협력 `복덕방` 되겠다"
"직원들에게 늘 얘기하는 게 '우리 연구소는 복덕방이 돼야 한다'는 겁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감축은 글로벌 공조 없이는 불가능한 난제인 만큼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만나서 협력하는 마당을 우리가 깔아주자는 거죠."

이상협(60·사진) 국가녹색기술연구소장은 "복덕방에서 부동산을 팔 사람과 살 사람이 만나고 거래 과정에서 은행이 대출을 해주듯이, 녹색기술을 필요로 하는 개도국과 기술을 가진 선진국, 기후 관련 공적자금과 대외원조 사업을 연결하는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일생 동안 '물'을 파고든 연구자다. 고려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환경공학 석·박사를 받은 그는 수(水)처리 분야에서 국내 대표적인 권위자로 꼽힌다. 2003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몸담으면서 환경·물 관련 R&D 과제와 정책 기획, 연구개발 활동을 했다. KIST 물자원순환연구단장, 한국연구재단 에너지·환경기술단장, 대한환경공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데 이어 2022년 11월 국가녹색기술연구소장으로 취임했다. 녹색기술센터라는 다소 애매한 기관 명칭을 국가녹색기술연구소로 바꾸고 기관의 미션과 위상을 새롭게 세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 소장이 강조하는 두 가지 키워드는 '글로벌'과 '협력전략'이다. 특히 탄소감축은 시급하고도 힘든 과제인 만큼 그동안 연구개발 현장에서 해온 국제협력과는 깊이부터 접근을 완전히 달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탄소감축은 기술개발만으로 되지 않고, 특정 주체가 혼자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도 아니다"라며 "각 주체가 최선을 다하고, 국가 차원에서도 가능한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하지만, 그래도 채워지기 힘든 부분은 다른 나라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협정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국제협력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펼치고, 감축 실적을 상호 이전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활용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이 외국에서 탄소 감축이 가능한 신재생·고효율·저탄소 설비 투자 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축 실적을 한국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에 비해 2030년 40%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감축량은 2억9100만톤으로, 그중 국내가 아닌 국외 감축분으로 3750만톤이 잡혀 있다. 전체 감축 목표량의 약 13%로, 이를 위해선 해외 각국과 실질적인 협력 활동을 펴야 한다.

이 소장은 "최근 기술혁신 관련 글로벌 협력이 화두인데, 지금까지는 주로 개인과 개인 간 협력을 하고, 협력의 결과물은 연구논문 발표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탄소감축이나 기후변화 대응은 이런 규모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기관 대 기관, 나아가 국가 대 국가 간 협력의 틀을 만들고 그 아래에서 전문가들이 뛰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 틀을 만드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신재생 에너지 전략과 연계한 큰 틀의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게 이 소장의 판단이다. 그는 "특히 수소가 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다. 수소 생산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물을 분해할 에너지를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에서 확보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선 좋은 환경을 타고난 다른 나라와 손잡는 게 필수"라고 했다.

일본의 경우 해외에서 수소를 생산해서 가져오기 위해 '운송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수소액화, 액화수소를 보관할 단열재, 조선 등 전체 포트폴리오를 들여다 보며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소 생산부터 저장·활용·운송을 아우르는 종합적 접근을 하고 있는데, 보다 집중할 분야를 정하는 게 좋겠다는 게 이 소장의 생각이다. 또 신재생 에너지 확보에 태생적으로 불리한 입지를 극복하는 방안을 해외에서 찾도록 발로 뛰겠다는 각오다.

이 소장은 취임 후 기후기술·녹색기술 관련 정보를 모은 데이터정보센터, 기술분석센터, 글로벌전략센터, 제도혁신센터 등 4개 센터를 만들고 국제 협력 거점이자 국가적 싱크탱크 역할에 공들이고 있다.

그는 "데이터정보센터는 녹색기술·기후기술과 관련해 공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개방해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연계해 기술분석센터를 만들어 각 기술의 탄소 감축 잠재량을 계산하는 구조를 갖췄다"고 했다. 이를 현장과 글로벌에 먹히도록 구체화하는 작업은 제도혁신센터와 글로벌전략센터가 맡는다. 이를 바탕으로 특정 국가와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는 게 효과적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기술은 뭔지, 이를 통해 줄일 수 있는 탄소량은 얼마인지에 대한 전략과 데이터를 갖고 협력에 나설 수 있다.

이 소장은 "정책 개발도 기관의 중요한 역할인데, 이 역시 국제협력에 초점을 두려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각 부처·기관과 협력해서, 예를 들어 태국에는 무엇을 도와주고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 이를 위해선 어떤 기관이 주된 역할을 하는 게 효과적인지 등 구체적인 행동 전략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태국 정부의 넷제로 달성을 위한 그린수소기술 활용방안 수립을 돕고 있다는 이 소장은 "태국의 경우 수소에 대한 관심이 크다. 특히 목재 같은 바이오 매스가 풍부하다 보니 이런 물질에서 수소를 만드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면서 "여러 기술을 함께 검토하면서 이왕이면 국내 기업이 사업 기회를 얻도록 마중물을 만들겠다"고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현지 대학과 플라스틱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공동 연구를 펼치고 있는데, 이를 실증에 이어 본사업 규모로 키워서 탄소감축과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밑바탕이 돼 준 게 울산·포항 산업단지와 경부고속도로였는데, 이 세가지 모두 이산화탄소를 엄청나게 배출한다. 이를 줄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공식을 만드는 게 대한민국 앞에 놓인 중요한 숙제"라며 "이 과제를 풀기 위해 글로벌 어디든 발로 뛰며 협력 대상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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