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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300일 일하고 65일은 오지 여행… "사람 만나는 설렘 때문에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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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복 사라토가 회장
고엽제 후유증 결과에 충격… 불안감 때문에 세상구경 결심
세계 곳곳 누비는 80대 경제인… 30년간 190개국 넘게 방문
[오늘의 DT인] 300일 일하고 65일은 오지 여행… "사람 만나는 설렘 때문에 떠나요"
도용복 사라토가 회장

'300일 일하고 65일 세계를 순례하는 경제인', '오지 탐험가', '5권의 저서를 펴낸 인기 강연자', '음악을 사랑하는 회장님', '한국인 조르바' 그리고 기타등등.

도용복(80·사진) ㈜사라토가 회장을 소개하는 수식어는 화려하다. 8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활력으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그것도 세계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탐험가다.

30여년 동안 방문한 국가만 해도 190개국이 넘는다. 국제표준화기구에 등록된 국가가 249개라는 것을 고려하면 전 세계 80%에 가까운 나라를 방문한 셈이다. 특히 그에게는 '오지 탐험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지금이야 유튜브에 나라이름 검색만 해도 해당 국가를 직접 방문한 것보다 훨씬 자세한 알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도 회장은 유튜브는커녕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배낭 하나 덜렁 메고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까지 열심히 찾아 다녔다. 아시아, 유럽은 말할 것도 없이 이름도 생소한 바누아투, 니우에 등 오세아니아와 아프리카, 중남미의 작은 나라들까지 안가본 곳이 손에 꼽을 정도다.

[오늘의 DT인] 300일 일하고 65일은 오지 여행… "사람 만나는 설렘 때문에 떠나요"
바누아투의 반야트리 밑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도용복 회장

도 회장에게 오지 탐험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준 것은 사실 불안감이다. 중학교를 졸업한 어린 나이에 경북 풍산에서 차비만 들고 부산에 자리 잡은 도 회장은 새벽에는 부두에서 석탄을 나르고 오후에는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가난을 벗어나려 월남전에도 자원했고, 3년간 복무하며 사업 밑천을 마련했다. 목숨걸고 모은 종잣돈으로 전자제품 대리점을 차렸다.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갑자기 고비가 찾아왔다. 40대가 된 그는 이유없이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병원에 갔더니 고엽제 후유증이라는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도 회장은 "결과를 듣고 큰 충격에 빠졌다"면서 "그렇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사느니 세상구경이나 실컷하자는 꿈을 실천하고자 50세가 되던 해부터 배낭만 하나 덜렁 메고 출발했던 것이 벌써 30년이 됐다"고 떠올렸다.

그가 그렇게 오지로 여행을 떠날 수 있던 것은 미지의 세계로 탐험을 떠난다는 재미뿐 아니라 그곳에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이 있기 때문이다. 도 회장은 "저는 '사람'을 만나러 여행을 떠난다. 저에게 '오지'라는 것은 단순히 도시문명이 미치지 않아 덜 발달된 곳이 아니다. 사람이 살 곳 있지만 제가 처음 가는 곳이거나 잘 알지 못하는 곳이 모두 '오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다양한 여행 관련 유튜브, 블로그, 책자 등을 통해 많은 곳이 알려지고 소개돼 더 이상 '오지'라고 할 만한 곳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30년 전은 정보도 없이, 어디서 어떻게 잘 곳을 마련할 수 있는지도 모르는 채 발을 디딘 곳이 많았다"며 "그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 관광명소에도 다니고, 잘 알려진 맛집에서 음식도 경험하고, 박물관, 미술관, 콘서트홀 등에서 문화·예술을 접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을 만나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늘의 DT인] 300일 일하고 65일은 오지 여행… "사람 만나는 설렘 때문에 떠나요"
니우에에서 사람들과 함께 있는 도용복 회장

도 회장은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어릴 적 엄마를 위해 나무를 베던 '나'도 만나고, 6·25 전쟁당시 목숨을 잃은 '아버지'도 만날 수 있다"면서 "예상하지 못한 인연들과 함께 웃으며 생활하고 떠나올 때 느끼는 감정들은 너무나 인간적인 것"이라고 여행의 매력을 전했다.

여행에 중독된 그는 여행을 단순히 여행으로 끝내지 않고 책도 많이 남겼다. 그의 여행기가 인기를 얻으면서 지금은 인기 강연자로 전국에 특강을 다니고 있다.

"어떻게 사느냐는 우리의 선택이다. 강연을 다녀보면 그 선택의 기로에서 방황하는 분들이 많다. 저는 여행을 통해 그 해답을 찾으라고 권한다.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떠나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여행은 '길 위의 학교'이며 '발로 하는 독서'다. 많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부딪히다보면 더 이상 방황하지 않는다. 안목을 높이고 지혜를 얻어 오기 때문에 그렇다. 그 통찰력과 예지력이 일상의 풍요로움을 만들어주는 경험을 하게 되면 여행은 삶의 일부가 된다."

그가 특강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공유해준 '여행으로 깨달은 삶'이다.

[오늘의 DT인] 300일 일하고 65일은 오지 여행… "사람 만나는 설렘 때문에 떠나요"
파푸아뉴기니에서 버스를 타고 있는 도용복 회장

도 회장이 여행에만 열심인 것은 아니다. 음악 등 문화를 즐기고, 나눔에도 진심이다. 월남전이라는 전쟁을 직접 경험하고 돌아온 그는 UN군후손장학회를 운영하면서 국내에서 유학하고 있는 참전 UN군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도 회장은 "모든 전쟁은 비극"이라며 "6·25전쟁은 여덟살이던 저에게서 아버지를 빼앗아 갔고, 끝없는 굶주림을 경험하게 했다. 배가 너무 고파 산 고지까지 총알을 날라주면 밥을 준다해서 목숨 걸고 다부동 계곡을 올랐다.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 한명씩 보이지 않았지만 배고픔은 죽음의 공포도 이겨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목숨을 걸고 얻은 밥으로 도 회장은 형제들과 겨우 연명했다고 한다. 도 회장은 "그때 UN참전군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차르트 변주곡에 참전국명으로 작사를 붙여 UN참전국송을 만들었다"며 "좀 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어 우리나라에 참전국 후손들이 유학 온 것을 알고 UN군후손장학회를 만들어 장학금 지급을 하고 있다. 선조의 대가없는 희생을 생각한다면 너무나 작은 실천이지만 이것을 통해 우리의 후손들도 오랫동안 기억하고 감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80대라는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도 회장에게 건강의 비결을 물었더니 "늘 감사하고 감동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답했다. 물론 적당한 운동과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사는 기본이다.

그는 "1년에 65일은 배낭 하나 챙겨서 새로운 곳으로 출발한다. 일과 이후의 시간은 오페라, 클래식, 뮤지컬, 연극 등등 공연과 문화생활로 채우고 있다"며 "결국 몸과 마음이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찰 때 건강은 자연스러운 결과물인 것 같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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