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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리 복마전 선관위…해체 수준 환골탈태 대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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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리 복마전 선관위…해체 수준 환골탈태 대책 세워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있는 '공명선거' 표지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보통·평등·직접·비밀 선거라는 '선거 4원칙'이 확립되는 데는 많은 피가 요구됐다. 이 4원칙에 의거, 선거가 제대로 치러지도록 하는 게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역할이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감사원이 공개한 선관위 감사 결과는 충격적으로, '선관위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는 상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감사 결과 2013년 이후 10년간 291차례 진행된 경력직 채용 과정 전부에서 비리가 적발됐다. 직원 자녀들은 각종 특혜와 조작으로 채용됐으며, 적발된 채용 비리는 1200여건에 달했다. 최고 권력자나 다름없는 전 사무총장 아들을 뽑으려고 없는 자리를 만들고, 면접관은 '아버지 동료'들로 구성했다. 사무총장 아들은 "세자"로 불렸다. 또다른 전 총장의 딸 선발때는 면접 점수를 조작했다.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 의뢰 혹은 참고 대상으로 넘긴 전현직 직원만 4급 이상(약 350명) 간부의 14%에 달하는 49명이다. 선관위는 이런 비리 증거를 조직적으로 인멸하기도 했다. 부정 채용 정황이 담긴 실무직원의 업무 일지를 조작했으며, 채용 비리 수법이 포함된 파일을 변조하고 문서를 파쇄했다. 복무 기강 또한 심각하게 해이해져 있으며, 내부통제는 유명무실했다. 시 선관위 사무국장은 허위병가를 스스로 결재하는 등 8년간 무단결근 100여일과 허위병가 80여일을 활용,170일 이상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 기가 막힌 일이다. 게다가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선관위의 내부 보안은 북한이나 중국 등이 해킹으로 내부망에 침투, 투개표 결과까지 조작할 수 있을 만큼 취약한 상태다. 북한의 해킹 공격을 8차례 받고도 알지 못했다. 이러니 제대로 선거 관리를 해온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헌법이 선관위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한 것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위한 것이다. 그런데 선관위는 이를 악용, '헌법상 독립기구'라며 설립 60여년동안 단 한차례도 감사원의 직무 감찰을 받지 않았다. 감시 사각지대의 '가족회사'로 짬짬이 특혜를 주고받으며 '신의 직장'을 만들었다. 이제라도 선관위를 해체 수준으로 환골탈태시켜야 한다. 정기적으로 감사를 받게 하는 한편으로 법관이 선관위원장을 맡는 관행 또한 없애야 한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기관이 아니라 '선거 관리'라는 헌법적 책무에 충실한 기관으로 재탄생시켜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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