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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상속분쟁 ‘OO의 난’ 사그러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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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에게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정 비율 이상의 유산 상속을 강제하는 유류분(遺留分) 제도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오면서 승계를 앞둔 총수 기업들의 소위 'OO의 난' 등도 사그러들지 재계 이목이 쏠린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승계 과정에서 유류분 사상속을 놓고 각종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25일 헌재가 이런 내용을 담은 '민법 1112조 4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으로 결정한 것을 놓고 재계에서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 조항은 즉시 폐기된다.

상속에 대한 명백한 내용을 담은 유언장이 있다면 유류분권이 적용되지 않게 돼 상속 분쟁이 한층 줄어들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유류분은 법정 상속 비율로 유언이 있더라도 자녀·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 1을 보장받는 것을 말한다.

기업 오너들이 후계자에 지분을 몰아준 경우 사후에 배우자와 다른 자녀들 사이에서 유류분 반환청구소송이 제기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경영권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어 가업승계 '걸림돌'로 여겨져 왔다.

이번 헌재 결정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받는 기업은 효성그룹이다. 최근 조석래 명예회장이 별세한 효성그룹은 장남 조현준 회장과 삼남 조현상 부회장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이원화하기로 했으며, 오는 7월부터 두 개의 지주사로 운영된다.

재계에서는 2014년 '형제의 난'을 일으켜 상속에서 밀려난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상속에서 제외됐을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유류분을 요구할 명분이 사라져 분쟁 가능성도 그만큼 희석됐다는 평이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은 조 명예회장 유족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조 전 부사장 사례처럼 부모와 의절한 자식은 앞으로 유류분을 통해 자신의 몫을 주장하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형제간에 재산 분할 다툼이 적어질 여지가 커지는 셈이다.
과거 주요 대기업들은 경영승계 과정에서 각종 상속 분쟁이 발생했고,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상당했다. 이에 앞서 10여년 전에는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과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간 수조원대의 상속 분쟁이 일기도 했다. 이맹희 명예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장남으로 이건희 회장의 형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이다.

롯데그룹도 신격호 명예회장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승계를 두고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난 뒤, 2015년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자신의 이사직 복귀안과 신동빈 회장의 해임안을 제출해 표 대결을 벌여왔지만 작년까지 9차례 모두 패배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상속 분쟁은 재산뿐 아니라 경영권을 놓고도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헌재 결정이총수일가의 승계 과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지켜볼 부분"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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