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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중요하지만 나만의 시간 필요"… 직업선택 기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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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저연령 등 근무여건 중요시
고령층, 양호한 일자리 비중 낮아
최근 들어 '근무여건'(Job amenity)을 임금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근로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 선택 시 근무여건을 최우선시하는 취업자의 비중이 임금을 1순위로 꼽은 비중을 넘어섰다. 특히 여성과 저연령, 고학력자일수록 근무 여건을 우선시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내놓은 '근무여건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직업 선택 시 근무여건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취업자들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기준 31.5%로, 임금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여기는 비중(26.8%)보다 높았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서 표본조사구 약 3만6000가구 내 상주하는 취업자 중 비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다.

한은은 더 좋은 근무여건을 위해 임금의 일정 부분을 포기할 수 있는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 상당수 존재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직업별 근무여건 지수 산출을 위해 유연근무, 재택근무, 육체적 강도, 업무강도, 업무 자율성, 업무 독립성, 발전 가능성, 직업보람 등 8개 항목을 설정했다. 이후 근무여건 항목에 대한 정의와 직업별 정보(직무, 업무활동, 업무환경, 업무 스타일 등)가 얼마나 유사성이 높은지를 자연어 처리 모형을 통해 수치화했다.

근무여건 지수가 가장 높은 직업은 법률·감사 사무 종사자, 상품 기획·홍보·조사 전문가, 기타 전문 서비스 관리자, 법률전문가, 디자이너 등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직업들은 육체적 활동이 적고 유연근무, 재택근무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업무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근무여건 지수가 낮은 직업들은 육체적 활동이 수반되며, 단순 반복 위주의 강도 높은 업무가 많은 특징을 보였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 금융보험, 교육, 전문과학기술 등에서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직업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은 업무 특성으로 인해 근무여건 지수가 평균을 밑돌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과 저연령, 고학력 근로자들이 근무여건 지수가 양호한 일자리에 많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유연한 근무 형태가 가능한 일자리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고학력 근로자들은 육체적 능력을 덜 요구하는 인지적 일자리, 개인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전문직 일자리에 더 많이 근무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특히 여성과 고학력 근로자는 근무여건에 대한 선호,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계층으로 일자리 선택이 선호에 대체로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고령층은 근무여건에 대한 선호와 만족도가 높지만, 낮은 교육 수준 등으로 인해 여타 계층과의 취업 경쟁에서 밀려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낮았다.

보고서는 향후 경제활동인구에서 여성과 고령층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근무여건은 직업 선택 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근무여건에 대한 여성, 고령층의 높은 선호를 고려하면 근무여건이 낮은 일자리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유인을 위해선 국내 노동시장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보고서는 "기술 발전에 따라 근무방식의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장기적으로 근무여건 개선 효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보다 유연한 근무여건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또한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돈 중요하지만 나만의 시간 필요"… 직업선택 기준 바뀐다
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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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제공.

"돈 중요하지만 나만의 시간 필요"… 직업선택 기준 바뀐다
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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