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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납부는 쥐꼬리... 빅테크, 망비용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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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낮게 신고… 조세 회피
인프라 투자는 국내기업 몫
유튜브 등 상품 매섭게 인상
법인세 납부는 쥐꼬리... 빅테크, 망비용 모르쇠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 연합뉴스

"12월에 오른 요금을 지금껏 반영하지 않고 버텼지만 이제 인상분을 적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국내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가 유튜브 제휴상품 가격이 오른 데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구글이 광고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을 지난해 말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3% 올리면서 국내 통신사 제휴상품 가격도 연이어 뛰고 있다. 유튜브발 요금 인상이 본격적으로 소비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것이다.

23일 KT는 공지를 통해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월 9만∼13만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초이스' 혜택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을 선택하면, 월정액 요금 외 4450원을 별도로 청구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구독상품 패키지 요금을 인상하거나 판매를 종료키로 했다. 구글의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 인상으로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추가 수익은 연간 3225억원으로 추정된다.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들이 실제보다 적은 매출을 신고해 턱없이 낮은 법인세를 낼 뿐 아니라 망 구축비용은 '나 몰라라' 하면서 줄줄이 요금을 올려 소비자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공정경쟁,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정책적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미국 빅테크 4개사인 애플코리아·한국마이크로소프트·구글코리아·페이스북코리아 등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들 기업은 최근 1년간 한국에서 총 9조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이들의 시장 지배력을 고려하면 실적이 축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는 구글만 해도 연매출이 10조원으로 추정되지만, 지난해 구글코리아의 법인세는 약 155억원으로 네이버의 3%에 불과했다. 구글 유튜브가 '숏폼'을 내세워 지난달 기준 4500여만명의 MAU(월간활성이용자)로 인기몰이를 하는 것을 감안하면 미미한 액수다. 국내 이용자의 구매로 발생하는 매출이 해외 매출로 산정되거나 미국 본사로 이전돼 조세 회피 비판을 받는다.

구글 등 글로벌 CP(콘텐츠제공사업자)는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해 돈을 벌어가면서 국내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에게는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인프라 구축 비용은 국내 ISP들이, 높아진 서비스 요금은 국내 소비자들이 전적으로 부담하면서 빅테크들은 이익만 챙기는 것이다.

양승희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 19일 열린 한국방송학회 세미나에서 "국내 망에 무임승차하고 있는 구글이 지불해야 할 망 이용대가는 트래픽 비중을 고려할 때 연간 약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합리적인 메커니즘을 도입해 불공정 행위와 이용자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유럽, 미국, 인도 등에서 망 이용대가나 빅테크 규제 입법이 활발하다. EU(유럽연합)는 빅테크 기업을 규제하는 DMA(디지털시장법)를 시행하고 있고, 미국은 빅테크가 망 투자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내용의 '인터넷 공정기여법'이 상원 상무위원회를 통과했다. 일본도 최근 구글, 애플 등의 독점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법률 위반 시 일본 내 매출액의 20%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는 '스마트폰 경쟁 촉진법안'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 '망 무임승차' 방지 관련 다수 법안(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처리되지 못한 채 잠자고 있다. 내달 29일 제21대 국회가 종료되면서 자동 폐기될 상황이다. ICT 생태계에 공정한 경쟁 룰을 만들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당장 유럽식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국내 플랫폼에도 영향이 갈 수 있어 조심스럽게 논의돼야 한다"면서도 "국회 차원에서 입법 시도 전 본격적인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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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로고. 유튜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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