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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폴리시, 최고 정책전문가가 말한다] 총선 결과 아전인수 해석 말고 정당 개혁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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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주 K정책플랫폼 거버넌스연구위원·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K-폴리시, 최고 정책전문가가 말한다] 총선 결과 아전인수 해석 말고 정당 개혁부터
총선이 국민의힘의 참패로 끝났다. 총선 결과 범야권이 총 300개 의석 중 187석 이상을 확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 결과를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으로 보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채 상병 특검법', '노란 봉투법', '방송 3법' 등을 다시 한번 밀어붙일 태세다.

이에 비해 국민의힘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합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당의 45% 득표율을 강조하며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가 초래한 결과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한다. 그러나 소선거구제의 함정 혹은 정권심판이라는 여·야의 서로 다른 주장은 총선 결과를 아전인수로 해석하는 오류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제도와 국회의원 지역구 선거제도는 단 한 표라도 더 많이 획득한 후보자가 승리하는 방식을 취한다. 2022년 대선은 0.7%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언어·문화·인종적 다양성이 매우 복잡한 유럽의 일부 국가는 승자독식 선거제도가 아니라, 권력을 나눠 갖는 비례·연립형 선거제도를 운용한다. 이번 총선에서 정치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선거제도를 일부 유럽 국가처럼 비례·연립형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논거가 될 수는 없다.

선거제도의 한계를 논하기에 앞서 국민의힘은 수도권 상당수의 지역구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원인을 되새겨봐야 한다. 일부가 아닌 여러 곳에서 근소하지만 일관되게 패배한 사실은 국민의힘 후보자들이 공통적으로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에 무엇인가 부족했다는 점을 말해준다.

경제 살리기와 민생 안정을 위한 정책으로 유권자의 공감을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첫째, 국민의힘은 명망가 중심의 정당에서 탈피하여 대중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출세한 사람들이 명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노리는 아마추어 정치는 한계에 부딪혔다. 총선을 불과 몇 달 앞두고 후보자를 공천하는 행태는 마치 관료 조직의 공무원 인사이동을 연상시킨다. 현재의 공천 방식과 같은 정당 운영으로는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


정치는 정치전문가가 해야 한다. 여기에서 서울의 험지라는 동작을과 도봉갑에서 각각 승리한 나경원, 김재섭 당선자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사람은 수년간 끊임없이 지역구 주민과 소통하여 공감을 얻었고, 그 공감이 결국 승리의 기반이 되었다.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은 주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지역구의 애로를 해소하는 정치전문가 육성을 통해 지역구 중심의 대중정당으로 변모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젊고 참신한 인재를 영입해 능력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교육하는 일도 필수적이다.
둘째, 국민이 겪는 생활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실용 정책을 내세우는 생활형 정당이 되어야 한다. 21~22대 총선의 결과가 보여주듯이 이제 선거는 수도권 및 청년 유권자의 표심에 따라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 88 서울올림픽과 2002 월드컵 개최 이후 풍요로운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 '경제발전 대 민주화' 혹은 '보수 대 진보' 등과 같은 과거의 논리로는 공감과 지지를 끌어낼 수 없다. 취업, 직장생활, 육아, 교육, 돌봄 그리고 문화생활 등 국민이 실제로 겪고 있는 생활 속의 문제를 함께 풀어내는 생활형 정당이 되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권력을 놓고 겨루는 승부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더라도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바람직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올바른 정책을 모색하고 결정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저출생·초고령화 사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과 로봇의 광범위한 도입으로 노동시장의 불안정성도 높아지고 있다. 새롭게 대두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야가 적극 협력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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