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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R&D도 글로벌화 안 되면 경쟁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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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환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글로벌혁신전략연구본부장
[포럼] R&D도 글로벌화 안 되면 경쟁 못 한다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고 기술을 개발하는 과학기술 연구개발은 갈수록 비용이 많이 들고 그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이제는 한 국가나 특정 연구기관이 단독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기에는 감당해야 할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되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현장에 적용하고 확산하는 전반적인 활동을 글로벌 사회가 최고의 자원을 활용해 함께 수행하는 과학기술 글로벌화는 개방형 혁신의 무대를 글로벌 사회로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과학기술 글로벌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이 만들어지고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겠지만, 특히 과학기술혁신 관련 정책의 글로벌화 및 글로벌 의제의 선도가 요구된다. 정책과 의제가 함께 글로벌화되어야 과학기술 글로벌화의 지속성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과학기술혁신 정책의 글로벌화는 과학기술 글로벌화 전략이 제대로 수행될 수 있도록 관련된 제도, 규제 등 정책기반을 글로벌 수준에 맞게 정비하고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정부와 연구기관 등 과학기술계는 성과 중심의 연구개발 관리, 단기 연구과제 중심, 과도한 행정 부담 등 과학기술 글로벌화를 저해하는 연구개발 제도, 시스템을 글로벌 수준에 맞게 개선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펼쳐왔다.

하지만 아직도 연구개발 예산 편성, 집행, 점검 등 예산시스템의 유연화, 도전적 연구개발 사업의 기획 및 수행, 장기 및 대형 사업 발굴 등 글로벌화 정책의 수립과 확대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이 글로벌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설정하여 논의하는 과학기술혁신 관련 의제와 구체적인 실행 수단 및 과제들을 우리나라 정책과 연계하고 내재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일차원적으로 글로벌 과학기술혁신 의제를 참고하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먼저 글로벌 사회의 과학기술혁신 발전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의제와 과제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글로벌 사회가 지향하는 과학기술혁신 관련 다양한 가치의 설정과 논의, 확산, 협력 등의 과정에 참여하고 우리나라가 지닌 경험과 성과에 기반한 의제와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활동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가 이와 같은 활동을 주도하고 글로벌 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는 동시에 글로벌 의제를 국내 정책과 연계하여 정책의 수립과 시행에 반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과학기술혁신 의제의 글로벌화라고 지칭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공동으로 주도하여 파리에서 개최하는 2024년 OECD 과학기술장관 회의, 우리나라가 의장국인 2025년 APEC 정상회의와 같은 굵직한 다자협력회의는 과학기술혁신 의제의 글로벌화를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UN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회가 합의하여 이행 중인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와 관련 의제들의 2030년 이후 비전과 추진방향, 과제 등을 포괄하는 '포스트 2030 글로벌 과학기술혁신 의제'의 논의와 설정 과정에 앞장서서 참여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연구개발 글로벌화는 과학기술혁신 정책과 의제가 동시에 글로벌화되어야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연구개발, 정책, 의제가 모두 유기적으로 상호 연계되고 체계적으로 구조화되면 과학기술 글로벌화가 본 궤도에 올라설 것이다.

2024년은 시기적으로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과학기술혁신 정책과 의제의 글로벌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최적의 해이다. 정부의 강한 의지, 과학기술계의 역량,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 등 그동안의 성과를 기반으로 과학기술 글로벌화의 문을 활짝 열기를 기대한다. ※STEPI Outlook 2024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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