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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사진 속 이슈人] 친중이냐 친미냐, 인구 70만 솔로몬제도 총선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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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사진 속 이슈人] 친중이냐 친미냐, 인구 70만 솔로몬제도 총선에 쏠린 눈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의 한 투표소 앞에 시민들이 줄을 서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19년 대만과 단교한 후 2022년 중국과 안보 협정을 체결해 중국에 '태평양 교두보'를 마련해 준 솔로몬제도에서 총선이 치러졌습니다. 국제사회는 인구 70만명의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 총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친중국 외교노선으로 전환한 이 나라가 총선을 계기로 친미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솔로몬제도 유권자 약 42만명은 17일(현지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전국 1000여개 투표소에서 국회의원 50명을 뽑는 총선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유권자들은 이날 새벽 4시부터 투표소 앞에서 줄을 서는 등 뜨거운 선거 열기를 보여줬습니다.

총선은 솔로몬 제도 등 남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 간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졌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총선을 1978년 솔로몬제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가장 중요한 선거로 평가했습니다.

개표는 투표 하루 뒤인 18일부터 시작되지만, 투표소가 외딴 섬들에 분산돼 있어 결과가 모두 집계되는 데는 1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 새로 뽑힌 의원들로 연정을 구성한 뒤 차기 총리를 선출하기 때문에 새 총리는 이달 말에나 확정될 전망입니다. 현 머내시 소가바레 총리도 2019년 선거 후 3주 뒤에 총리로 취임했지요.

이번 총선 최대 관심사는 친중 성향 소가바레 총리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다섯번째 총리직을 거머쥘 지 여부입니다. 그는 2000년 6월 처음 총리에 올랐고, 2006∼2007년, 2014∼2017년, 2019년부터 지금까지 총 4차례 총리를 지냈습니다.

소가바레 총리는 2019년 재집권한 뒤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지요. 게다가 2022년에는 중국과 치안 지원은 물론 유사시 군대도 파견할 수 있는 안보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 서방은 이 협정이 남태평양에 영구적인 중국 군사 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야당에서는 안보 협정 체결 과정에서 제대로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았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가바레 총리의 가장 강력한 상대이자 야당인 연합당(UP)을 이끄는 피터 케닐로레아 주니어 의원은 대(對)중국 안보 협정을 재검토하고 대만과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전문가들은 여당이 의석수에서 다소 앞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일부 외신은 군소정당이나 무소속 후보자가 많이 당선될 것으로 보여 판세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정권을 교체하려면 야당들이 연정 합의를 이뤄야만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가운데 솔로몬제도 정부나 주변 국가들은 이번 선거로 소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제도 내에서도 국민들이 친중과 반중으로 세력이 나뉘어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정부가 있는 과달카날섬 주민들은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누리면서 친중 정책을 지지합니다. 하지만 인구가 가장 많은 말레이타섬 주민은 정부 지원이 차별적이라며 정부의 친중 정책 때문에 자신들이 가난하게 됐다는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수교 이후 2019년과 2021년, 2023년에는 말레이타섬 주민들이 주도해 수도 호니아라에서 대규모 소요 사태가 일어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또다시 대규모 소요 사태가 나타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솔로몬제도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 군인과 경찰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현재 400명이 넘는 호주 군인과 경찰이 현지에 파견돼 있습니다. 뉴질랜드와 파푸아뉴기니, 피지에서 온 소규모 보안 파견대도 질서 유지를 위해 대기 중입니다. 호주는 원활한 선거 진행을 위해 총 2500만 호주달러(약 222억원)를 지원했습니다. 폭력 사태에 대비해 호니아라 시내에 있는 중국 대사관은 2m 높이의 철제 울타리를 설치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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