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은 17일(현지시간) 1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27% 감소한 52억9000만 유로(약 7조8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0억5000만 유로(약 3조원)에서 12억2000만 유로(약 1조8000억원)로 37% 급감했다.
1분기 신규 수주액은 36억1000만 유로(약 5조3000억원)로 시장에서 예상한 54억 유로(약 8조원)에 한참 못 미쳤다.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판매가 부진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에도 중국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판매액은 1분기 전체 매출의 49%다. 한국은 19%, 대만과 미국은 각각 6% 수준이다.
스마트폰·컴퓨터 수요 부진 속에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중국 이외 지역 회사들은 첨단 장비 구입을 미루고 있다. 반면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수출 통제 속 ASML의 구형 노광장비를 서둘러 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갈등이 지속되면서 향후 실적은 장담할 수 없을 전망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올해 1월부터 ASML이 극자외선(EUV) 바로 아래 단계 노광장비인 심자외선(DUV) 장비에 대한 수출 제한 조처를 시행 중이다. 미국은 이에 더해 ASML이 중국 기업에 판매한 장비의 수리·유지·보수 서비스까지 중단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현재로선 중국 업체에 판매한 장비에 대한 정비·유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도체 업계가 하락세에서 계속 회복 중인 가운데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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