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한기평 등 잇달아 '철퇴'
수익성 저하·IB 점유율 부진 등
건전성 부담 증가… 자구책 필요
수익성 저하·IB 점유율 부진 등
건전성 부담 증가… 자구책 필요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지난 15일 페퍼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내렸다. 향후 등급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입장을 나타낸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등급을 깍은 이유는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 저하, 고금리 지속 및 경기회복 지연 등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자본적정성 지표가 경쟁사 대비 열악한 수준 등이다. 실제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10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마이너스(-)2%다.
나신평은 같은 날 하나증권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31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 1558억원 순이익을 거뒀다가 적자 전환 한 것이다.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손상 인식 및 충당금 전입에 영향이 컸다.
하나증권 등급전망은 차액결제거래(CFD)를 비롯한 고객 손실 보상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투자은행(IB)부문 시장점유율이 절반 이하로 꺾인 것(10.1%→5.3%)도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에는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금융사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 역시 금융권 등급을 줄줄이 내리고 있다. 수익성 부진과 자산건전성 저하 등이 근거다.
한기평은 지난 4일 바로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으로 하향 조정했다. 토지매입 등 사업초기 소요되는 단기 차입금인 브릿지론 부실화가 본격화되면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바로저축은행의 작년 말 PF 위험 노출액은 7153억원. 총 대출의 48%, 자기자본 대비 320%에 달한다.
한기평의 저축은행 등급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한기평은 지난해 OK저축은행(BBB+), 웰컴저축은행(BBB+) 등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지난 3월에는 JT친애저축은행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개인신용대출 위주로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용등급은 'BBB'로 유지했다. JT친애저축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는 개인이 60%를 차지한다. 개인신용대출을 내준 차주 신용평점은 하위 20%다. 다중채무자 비중도 높다. 신용위험이 높은 셈이다. 개인신용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5.3%에서 작년 말 10.9%로 두 배 이상 뛰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열린 세미나에서 "증권사는 지방 사업장 및 중후순위 비중을 고려할 때 질적 부실 위험이 높다"면서 "저축은행은 부동산 대출과 관련해 지속된 만기연장으로 사업성 악화되고 있고, 건전성 부담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캐피탈사는 신용등급간 유동성 대응여력의 차이가 크다"면서 "A급 이하 업체 중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여력(계열 지원등)이 어려운 업체는 자구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