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선물 투매 양상…코스피·코스닥 연일 순매도
중동불안·고환율·고금리 불안 반영
“추세적인 매도세로 예단 이르다” 반론도
중동불안·고환율·고금리 불안 반영
“추세적인 매도세로 예단 이르다” 반론도
외국인은 16일 코스피200 선물 1조20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다. 지난 1월 3일부터 17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뒤 최장 기록이다.
매도규모도 1조원 이상으로 크다. 이정도 매도량은 올해 총 6차례 있었는데, 이중 절반이 이달에 발생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현물 274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틀 연속 팔자 행보다. 이틀 연속 주식을 순매도한 건 지난달 12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7일 연속 순매도했다. 지난해 9~10월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뒤 반년 만에 최장 기록이다.
지날 주말 중동발 위기로 분위기가 꺽이면서 '바이 코리아' 열풍이 '셀 코리아'로 급히 돌아섰다. 외국인은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유가증권시장에서 15조77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날 외국인이 순매도한 종목은 금액 순으로 SK하이닉스(2628억원), HPSP(612억원), 코덱스(KODEX)200 상장지수펀드(ETF)(418억원) 등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위기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3월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금리 부담이 커졌다"면서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로 인한 달러 강세와 연일 상승하는 국채 금리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외국인 이탈 행렬이 당분간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6개월간 외국인이 국내 양대 시장에서 기록한 순매수액이 30조원가량인 만큼 단기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미 증시가 단기간에 많이 올랐고 과매수된 상황이어서 빠르고 강한 저가 매수를 단기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추세적인 매도세로 예단하긴 이르다는 입장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고 국내 증시의 이익 전망도 양호하다"면서 "국내 증시가 여타 증시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급락을 맞았다는 점 등을 보면 지수의 추가적 하방 압력은 그리 거세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