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이날 공동으로 기자들에게 배포한 문자 메시지에서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메시지는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과 신중범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명의로 배포됐다. 두 기관이 국장 공동명의로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지난 2022년 6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 31분쯤 1400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대에 올라선 것은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5원 오른 1394.5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환율은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냈던 2022년 하반기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에 '고통스러운 보복'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 판매 등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된 점도 달러 강세 요인이다. 1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증가한 796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증권가의 시장전망치 0.3%를 크게 웃돌며 호조를 보였다.
한편 중동 리스크 확산 등에 금융감독원은 이날 국내 은행들을 소집해 선제적 중장기 외화자금 조달 등을 통해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은행연합회에서 연 국내 은행 리스크 담당 임원(CRO) 간담회에서 "연초 예상과 달리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으므로 올해 자금조달계획을 재점검해달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 '3고 현상' 지속가능성이 금융시장과 기업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또 필요시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며 시장안정과 원활한 자금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은행들에 적극적 역할을 요청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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