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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이스라엘 본토 때린 이란, `5차 중동전` 불 댕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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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이스라엘 본토 때린 이란, `5차 중동전` 불 댕기나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까지 이란의 보복 작전에 속속 '참전'함에 따라 중동 정세가 초긴장 상태다. 미국과 주변국들이 개입할 경우 확전은 불가피하다. 단순 보복으로 끝날지, '5차 중동전'의 도화선이 될 지 주목된다.

◇바이든, 중동 악화에 '시름'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제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어깨는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작년 10월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다른 지역으로 확전하는 것만큼은 막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우선순위이지만, 미국의 노력에도 '더 큰 전쟁'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의 위기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안전을 중시하지 않는 이스라엘을 그만 지원하라는 일부 지지층의 비판과 이들과의 관계가 더 멀어질 가능성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중동사태가 악화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적극 나서는 게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대만해협 등 아시아에서의 무력충돌 가능성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데 더 큰 고민이 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현재 미국 경제가 성장률과 고용 등 여러 지표상으로는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독보적으로 탄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평가이지만 미국 유권자들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 때문에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34%에 불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바이든을 공격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었을 때는 세상이 평화로웠는데 바이든의 무능한 외교 탓에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지에서 자꾸 전쟁이 일어나고 미국이 끌려들어 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연설 시작부터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게 바이든 대통령의 나약함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가 집권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지지자들이 "집단 학살자 조(Genocide Joe)"를 외치며 호응했다. '집단학살자 조'는 가자지구에서의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바이든의 이스라엘 편들기 정책을 비판할 때 부르는 이름이다.

◇국제사회, '최대 자제' 촉구

중동 지역이 확전의 중대 갈림길에 놓이자 국제사회가 이를 규탄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영국 등 서방국과 중국과 일본, 그리고 유엔 등 국제기구는 물론 중동의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번 사태가 확전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며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란의 이번 공격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란과 이스라엘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역 전반에 걸친 파괴적 확전이 가져올 실질적 위험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모든 당사자가 중동 여러 전선에서 대규모 군사적 대결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피하기 위해 '최대 자제'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 정권의 무모한 공격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며 "이 같은 공격은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독일도 각각 성명을 내고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새로운 수준'의 안보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일본은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외무상 담화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현재의 중동 정세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면서 "깊이 우려하고 이런 긴장 고조를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란과 친밀한 중국은 '영향력 있는 국가'가 나서 긴장 고조를 방지하고 전쟁을 중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세계 경제·안보 살얼음판

중동 정세는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 만큼 확전 우려는 글로벌 경제에 중대 리스크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리스크는 석유 공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이란이 개입되면 유가는 오를 수 밖에 없다. 이스라엘이나 하마스와 달리 이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서 세 번째로 큰 산유국이기 때문이다.

이란이 군사적 충돌에 휘말리게 되면 이란과 그 주변은 전쟁 지역이 된다. 이란산 원유뿐만 아니라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 산유국의 원유 공급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현재 OPEC 플러스는 하루 220만 배럴 자발적 감산을 실행하고 있다. 러시아는 기존의 수출 감축을 감산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중동의 혼란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를 보면 원유 공급은 이미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을 비롯한 중동 산유국들이 의도치 않은 공급 차질에 휘말릴 경우 원유 공급은 한꺼번에 부족해진다. 이에 유가가 배럴당 100 달러대로 향할 가능성이 전망된다. 세계 경제가 취약한 상태여서 원유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재앙이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영향을 줘 글로벌 경기에 된서리를 내릴 수 있다. 특히 지구촌의 우려는 이란이 통제를 시도할 수 있는 '원유의 동맥'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수출로다. 이란은 국제정세에 영향을 미치려고 할 때 과거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이란 혁명수비대는 전날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전 호르무즈 해협에서 포르투갈 선적 컨테이너선을 나포했다. 일각에서는 최악 시나리오의 경우 1973년 '오일 쇼크'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늘 그렇듯이 전쟁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이는 민간인들이다. 보복의 악순환을 통해 전쟁이 확산되는 상황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한다. 이를 막는 것은 국제사회의 책임이다. 특히 이스라엘의 최대 지원국인 미국이 열쇠를 쥐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현명하게 상황 관리를 해야 한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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