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을 통해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가 고착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에 수도권과 호남 등 서쪽지역을 석권했고, 국민의힘은 영남과 강원, PK(부산·경남)등 동쪽지역을 차지했다. 지역적으로는 동서로 양분되고, 이념적으로는 보수·진보로 갈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11일 텃밭인 호남 지역 의석 28석 모두를 석권했다. 광주 8석, 전남 10석, 전북 10석이다. 19~20대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되며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이정현 국민의힘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후보는 낙선했다. 20대 총선에서 30년 만에 전주에 깃발을 꽂아 화제를 모은 정운천 국민의힘 전북 전주을 후보도 이성윤 민주당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제3지대 정당에 몸담은 인사들도 줄줄히 낙선했다.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였던 이낙연 새로운미래 광주광산을 후보는 민형배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진보당 창당 사상 처음으로 현역의원으로 당선돼 화제를 모았던 강성희 전주을 진보당 후보도 3위에 그쳤다.
대전도 7개 지역구 모두 민주당이 석권했다. 이재명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해 출마했던 이상민 대전 유성을 후보는 6선 고지에 실패했다.
반대로 영남권에선 국민의힘이 90%이상의 의석을 가져갔다. 대구(12석)·경북(13석) 등 TK지역은 전석을 석권했다. 부산(18석), 경남(16석), 울산(6석) 등 PK지역에서도 34석을 확보했다. 민주당은 부산에서 북구갑 1석, 경남에선 창원성산·김해(갑을) 3석, 울산에서 동구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진보당은 울산 북구 1석을 차지했다. 부산 사하구갑 의원인 최인호 민주당 후보는 3선 고지에 실패했고, 남구을 의원인 박재호 후보도 지역구를 사수하지 못했다. 김두관 경남 양산을 후보도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강원도 8개 의석 중 6개를 국민의힘이 석권했다. 허영 민주당 춘천철원화천양구갑 후보와 송기헌 원주을 후보만 지역구를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지역주의가 되살아난 이후 이번 총선에선 고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1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호남 의석 28석 가운데 27석을 석권했다.
국민의힘은 TK지역구 15석 가운데 14곳을, PK지역구 40석 중 35석을 차지했다. 당시 호남에선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이 23석을 차지하며 일으켰던 '녹색바람'이 사라졌고, TK지역에서는 김부겸(수성갑)·홍의락(북구을) 의원이 일으켰던 이변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4·10 총선] 동서로 갈렸다… 이변없는 지역주의 고착화](//contents.dt.co.kr/images/202404/2024041202100258038003[1].jpg "[4·10 총선] 동서로 갈렸다… 이변없는 지역주의 고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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