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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폴리시, 최고 정책전문가가 말한다] 깜깜이 총선, 22대 국회의 당면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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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진 K정책플랫폼 거버넌스위원 ·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
[K-폴리시, 최고 정책전문가가 말한다] 깜깜이 총선, 22대 국회의 당면과제
22대 총선이 이제 코앞에 다가왔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우고 투표권은 유권자의 신성한 권리이다. 당연히 누구나 투표권 행사를 시민의 당연한 의무로 인식한다.

게다가 모두가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말한다. 한 쪽에서는 정권안정론을 외치며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도록 힘을 보태달라 하고, 한 쪽에서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정권을 심판하고 이를 견제할 수 있도록 지지를 호소한다.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것인가?

유권자는 답답하다. 신성한 투표권의 행사를 위해 의지할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동안 들리는 이야기는 정당대표의 상호비방과 누군가의 막말뿐이며, 대한민국을 그리고 국민의 삶을 자신들이 어떻게 바꾸겠다는지에 관해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당이 공천한 후보들의 명단은 있지만 선거에 임박해서야 결정된 것이기에 과연 이들이 우리 정치에 어떠한 공헌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볼 시간이 없어 확신하기 어렵다. 여야 모두 공약을 쏟아내지만 그게 현실적인지, 우리 삶의 문제와 얼마나 직결되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이고 누구나 '정책선거'의 중요성을 외치지만 정작 후보와 이슈는 보이지 않는다.

이 속에서 유권자는 진지한 성찰을 통한 의사결정보다는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선거 연구에서 오랜 격언 중 하나는 '모든 선거는 특별하다'는 것이다. 선거마다 후보와 이슈가 달라지며 그로 인해 차별적인 정치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저마다의 특성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우리의 국회의원 선거는 이러한 일반론에 더해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주기가 일치하지 않는 까닭에 더욱 복잡한 특성을 갖는다. 총선 시기가 대통령의 임기 초반에 치러지느냐, 중반 혹은 후반에 치러지느냐에 따라 여야의 유불리가 달라지며 유권자들이 선택에서 고려하는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통상 대통령 임기 초반에 치러지는 경우 여당이 유리한 반면,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야당이 유리하고, 임기 후반의 경우 잠재적인 대권주자에 대한 호불호가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른다.
매 선거 새로운 정치환경에 부딪히는 유권자들은 후보와 정당 결정이라는 선호의 표출에 있어서 반복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임기의 불일치가 초래하는 가장 큰 문제는 정책결정과 실행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져 업적에 대한 보상과 처벌이라는 대의민주주의에서 선거가 갖는 기본 기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선거에 임박해서 후보가 결정되고 선거기간과 운동방식 등을 세세히 규정한 규제 중심의 공직선거법으로 유권자의 선택에 필요한 정보가 제한적인 우리의 선거환경은 유권자 선택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킨다. 게다가 이번 선거와 같이 상호비방과 막말이 후보와 이슈를 압도하고,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양대정당의 위성정당과 비례대표용 정당들의 존재는 유권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선거가 갖는 효용은 중요한 사회현안에 대한 확인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된 정책의 평가를 통해 정치권력의 지속 혹은 교체를 주기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의 선거환경은 대통령선거와 총선 간 주기의 불일치로 인해 정책실패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고, 정책과 후보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인 까닭에 유권자들이 선호를 결정하는데 혼란을 초래한다. 이는 두 가지로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대통령 임기 중반에 총선이 치러질 수 있도록 대통령 선거와 총선의 주기를 교차시켜야 한다. 이는 유권자들이 정책의 책임소재를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는 선거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대통령 혹은 국회의원의 임기를 조정하는 개헌이 필요하다.

둘째, 유권자의 알 권리를 제약하고 있는 현행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을 전향적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유권자들이 더 이상 정치적 선택에 혼란을 겪지 않도록 선거 이후 출범할 22대 국회가 일차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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