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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백화점은 `박스 만한 부동산`을 임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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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팔지않는 점포' 전략 선봬
'쇼룸형 점포' D2C업체에 임대
장기 불황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일본 백화점들이 젊은 세대를 끌어당기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매장이 없어 공간을 필요로 하는 'D2C(Direct-to-Consumer)' 업체에 초소형 부동산 단기 임대를 시작한 것이다.

4일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서울부동산포럼 오픈 세미나에서 일본 경제미디어 '유자베이스(UZABASE)'의 정희선 애널리스트는 일본 리테일 부동산의 트렌드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에서는 유명 백화점의 지방 지점들을 시작으로 백화점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설립한 지 122년 된 훗카이도 후지마루 백화점과 도쿄의 도큐백화점 등도 최근 폐점했다. 장기간 불황으로 중산층의 구매력이 떨어진 데다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 팬데믹, 온라인 쇼핑의 확산 등으로 백화점의 매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20년의 백화점업계 연간 판매액은 전년 대비 25.5% 감소한 4조6937억엔으로, 약 1조6000억엔이 감소했다. 동시에 4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황 침체에 고심하던 백화점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는데, 바로 '물건을 팔지 않는 점포' 전략이었다. 브랜드를 전시하고 알리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쇼룸형 점포'를 만들어 D2C업체에 임대하는 것이다. 소고 세이부 백화점의 '츄스베이스 시부야', 다이마루 백화점의 '아스미세(明日見世)' 다카시마야 백화점의 '미츠스토어(Meetz STORE)' 등이 그 예다.

정희선 애널리스트는 "물건이 아닌 체험이나 공간, 데이터(오프라인 고객 정보)를 파는 점포를 꾸며놓는다. 제품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서 재고를 둘 필요가 없고 판매 역시 매장에 설치해놓은 스마트패드 등 온라인 구매로 유도한다"고 전했다.


백화점은 신규 브랜드를 유치함으로써 젊은 고객들의 유입을 도모할 수 있고, 신생 브랜드는 단독 매장을 내지 않고도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백화점의 접객 노하우를 빌릴 수 있다.
백화점은 통상 입점업체에게서 매출의 평균 25% 안팎의 판매 수수료를 받는데, 일본 백화점의 D2C 쇼룸형 공간은 구획 단위로 임대를 하고 임대료를 받는다. 최소 구획은 40cm *60cm 수준의 작은 박스 만한 공간이다. 식품, 의류, 액세서리, 소형 전자기기부터 자동차까지 품목도 다양하다. 국내 백화점도 D2C 업체에 팝업 매장을 임대하지만 10% 수준의 판매수수료로 계약한다.

정희선 애널리스트는 "아직 이 '물건을 팔지 않는 점포' 비즈니스모델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초기 단계이지만, 현재는 백화점과 D2C 업체들 상호간의 니즈(필요)가 맞아떨어져 다양한 규모와 방식으로 늘어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일본 백화점은 `박스 만한 부동산`을 임대한다
일본 도쿄 시내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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