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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우리… 큰손들, 금융지주 엑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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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블록딜에 주가 악영향
홍콩ELS 충당금 등 악재까지
'백기사' 국민연금만 지분율 ↑
KB·신한·우리… 큰손들, 금융지주 엑시트
하나은행 딜링룸. <하나은행 제공>

국내 금융그룹에 투자한 외국계 투자기관과 국내 큰 손들의 출금이 이어지고 있다. 연초부터 블록딜은 물론 장내 매도를 통해 지분율을 줄였다. 일부 투자기관은 연초를 고점으로 봤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으로 인한 충당금 지출 등 겹겹이 악재 탓에 한 발 물러났다는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BNP파리바는 지난 달 말 신한지주의 지분 3.6%(1870만주) 전량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했다. 기관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선 것이다. 매각 주관사는 BNP파리바다. 지난 2021년 BNP파리바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지분 전량을 신한지주에 매각하면서 합작 관계는 끝났다.

올해 1분기 중에 신한지주 지분을 매각한 사모펀드 운용사는 여러 곳이다. 지난 2월에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3월에는 EQT프라이빗캐피탈이 지분을 팔았다. 이들 지분은 2%대로 낮아지면서 사외이사 추천권을 잃었다. 경영에 참여하기보다 차익실현을 선택한 것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 역시 지난달 장내매각을 통해 신한지주 지분 380만여주를 팔았다. IMM의 경우 지난 2019년에 신한지주의 전환우선주(CPS)를 사들였는데, 작년 5월 보통주로 전환됐다. 이후 차익을 불리기 위해 매도타이밍을 노렸다가 주총 전에 일부 의결권을 포기하고 지분을 내놨다. 고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다른 금융지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2월에는 칼라일그룹 산하 자산운용사인 킹스맨인베스트먼트가 KB금융 지분을 블록딜 시장에 내놨다. 지분율 1.2%(최대 3298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2020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에서 2400억원어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는데 이를 주식으로 바꿔 매각한 것이다. 칼라일이 얻은 차익은 최대 900억원이다.

IMM PE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분도 매각했다. IMM PE 관계사인 노비스1호 유한회사의 우리금융지주 지분율은 5.57%에서 3.72%로 내렸다.


사모펀드 주주들이 잇달아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한창 상승세를 탄 금융지주의 주가 흐름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시장에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예를 들어 외국계 기관들의 이탈 소식이 끊이지 않았던 신한지주 주가는 지난달 14일 5만1500원까지 올랐고,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4만원대로 내렸다. 이날 신한지주는 고점대비 15.5%(8000원) 내린 4만3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일각에서는 전통적인 방어주로 불렸던 금융주의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1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홍콩H지수 ELS 폭락에 대한 손실배상 충당금으로 순익은 30%가량 출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금리 하락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저하, 펀드 상품 판매 중단으로 인한 수수료 사업 위축, 글로벌 자회사의 부진 등도 부담 요인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달 금융지주 지분을 사들였다. 어수선한 상황을 막기 위해 주가 상승 여력에 대한 금융지주의 자신감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15일 KB금융 지분율이 기존 8.30%에서 8.35%로 올랐다고 공시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신한지주의 지분율이 기존 7.47%에서 7.73%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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