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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견을 듣는다] "국민의힘, `한동훈식 6·29선언` 나오면 막판 뒤집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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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일주일 전까지 후보 못정한 유권자 40%… 한동훈식 '한방'이 표심 좌우
의대 증원 타협적 담화에도 尹 지지율 반등 없어… 전공의 만남 늦은감 있어
'4·10 총선 승패' 與는 지지층 결집, 野는 김준혁·양문석 리스크 제거에 달려
586운동권, 이·조 심판론은 약해… 더 구체적인 경제살리기 프레임 내세워야
[고견을 듣는다] "국민의힘, `한동훈식 6·29선언` 나오면 막판 뒤집기 가능"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정치평론가


"여소야대로 윤석열 정부가 발목을 잡혔긴 했지만, 임기 중간의 총선은 어쩔 수 없이 정권 심판인 겁니다. 한동훈 위원장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을 강조하지만 잘 먹히지 않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집권여당은 비전을 보여야 합니다. 야당과 똑같이 심판한다며 과거 회고적 슬로건을 내걸어서는 안 돼요.(…) '범죄자들 국회 입성을 막아달라'가 아니라 '이러이러하게 민생경제를 확실히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데이터 기반 정치분석에 정통한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선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격언을 재차 상기했다. 김 교수는 "유권자의 40%가 투표 1주일 전까지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을 못한다"며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에 나온 여론조사와 최종 투표결과도 다르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선거의 돌출 변수가 된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지지율에 대해서도 돌풍은 맞지만 야당의 분열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소위 '지민비조'(지역후보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가 야권의 기대만큼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여론조사의 한계도 지적했다. 여론조사는 연령별 비율을 고려해 표본을 구성하는데, 실제 투표율에서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높기 때문에 투표결과와 어긋난다는 것이다. 10% 정도에 그치는 응답률을 고려할 때 지역구 500개 샘플 표본에서는 적극 참여층이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는 점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여당 수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호재에서 악재로 변한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한동훈 장관이 한동훈 식 '6·29 선언'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국민의 70% 이상이 증원에 찬성하는 만큼 증원은 하되 나름의 현 갈등을 풀 방안을 내놓을 수 있지 않냐는 것이다.

이밖에 여당의 경우 현 시점에서 부동층을 공략해야 하느냐 아니면 지지층의 결집에 더 집중해야 하느냐, 야당의 경우 막말 파문의 김준혁 후보와 불법대출·'아빠찬스'의 양문석 후보가 미칠 악영향 등을 분석했다.

인터뷰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본사 회의실에서 가졌고 4일 추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박빙 판세가 50개에 이르는 등 이번 총선은 결과를 예측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피부에 와 닿는 호소'를 해야 합니다. 열세를 보이고 있는 여당은 야당처럼 심판(이조심판)을 내세우기 보다 민생을 확실히 보살피겠다는 메시지를 띄워야 해요. 거대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으니 경제를 살리는데 힘들다고 설득해야지요. 지금 여당은 그게 부족합니다. 한동훈 위원장이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증원에 타협적인 담화를 했는데도 지지율에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전공의를 만난다고 하는데, 늦은 감이 있어요. 의대증원을 국민 70% 이상이 지지하잖아요. 근데 두 달 가까이 문제를 끌어오면서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어요. 이 문제는 한 위원장이 키를 잡고 해결해보겠다는 결기를 보여줘야 합니다. 야당은 김준혁의 막말, 양문석의 불법 대출 리스크를 해소하지 않으면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겁니다. 그간 민주당에 호의적이었던 여성, 특히 2030 여성 유권자의 투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이 불리한 판세입니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조사를 주로 인용하는데, 두 조사 방식이 다르거든요. 리얼미터는 ARS 자동응답 시스템을 갖고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거기는 민주당이 조금 좋게 나온다는 얘기를 해요. 그래서 '리얼미터 7% 기준'을 얘기하는 경우가 있어요. 7%를 넘어서야지만 이기는 거라는 거죠. 왜냐하면 너무 응답률이 낮거든요. 한국갤럽 같은 경우는 전화면접 조사를 해요. 저는 여론조사와 관련된 얘기를 할 때는 동일한 조사 기관에서 한 것을 갖고 추이를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때는 리얼미터, 어떤 때는 한국갤럽 그런 식으로 봐서는 저는 안 된다고 봐요.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동일한 설문지와 동일한 기관에서 추이를 본 건 한국갤럽이에요."

-여론조사 업체도 많고 또 결과가 달라서 유권자는 헷갈립니다.

"한국갤럽이 나름대로 전통도 있기 때문에 저는 한국갤럽에 기초해서 얘기를 합니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3월 4주 발표에 의하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이 20%대로 떨어졌어요. 29%이고요 국민의힘은 37%입니다. 민주당에서 떨어진 게 어디로 갔냐 하면 조국혁신당으로 갔어요. 조국 혁신당이 3월 1일부터 시작해서 3월 4주까지 4주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했어요. 6% 7% 18% 11%에서 그때 기준으로 12%까지 넘었는데, 결국 민주당 쪽에서 옮긴 거죠. 이것의 함의는 조국 신당이라는 게 많은 언론에서는 돌풍이라고 얘기를 하지만, 나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내용상으로 보면 민주당의 대 이탈이죠. 분열인 거죠. 민주당을 지지했던 사람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조국한테 간 것이니까 창출 효과가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야권 표로는 동일하지 않습니까.

"새로운 것이 아니라 분산효과가 한 80% 정도 되고요. 제3지대 효과가 20% 정도 된다고 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8% 포인트가 차이가 났어요. 또 서울지역을 보면 지역구가 48개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난주 한국갤럽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 30% 국민의힘은 40%예요. 10%포인트 차이가 납니다. 그러면 왜 정당 지지도를 우리가 봐야 되느냐,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60년대에 투표 모델을 개발한 게 있어요. 유권자가 과연 뭘 갖고 투표를 할까, 세 가지를 얘기를 했거든요. 제일 처음에는 정당을 보고 찍는다는 거죠. 두 번째가 정책과 공약을 보고 찍고, 세 번째가 인물을 보고 찍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이전에 보통 한국 선거 끝나고 나서 조사를 해보면, 총선에서는 인물을 보고 찍는다는 게 가장 많이 나옵니다. 그다음에 나온 게 정당이고 그다음에 공약이었었어요.그런데 2020년도에 완전히 다른 현상이 나타났어요. 21대 총선에선 코로나19로 비대면 선거가 되다 보니까 유권자와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잖아요. 정당을 보고 찍었다고 얘기한 비율이 굉장히 높게 나온 거예요. MBC와 코리아리서치가 출구조사를 한 내용인데,48%가 정당을 보고 찍었다고 했어요. 그리고 나머지 25.6%는 인물을 보고 찍고, 25.5%는공약을 보고 찍었다고 답했어요."

-이번에도 그 현상이 나타날 거로 보십니까.

"공천도 한 달 정도밖에 안 됐잖아요. 아직 누가 누군지 잘 모르는 거예요. 또 많은 사람들이 교체됐고요. 그렇다고 한다면 인물을 평가하는 것보다도 저 사람이 소속된 정당이 어디냐를 보고 찍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당에 대한 임팩트 효과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봐야지요. 지금 여당이 약간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한국갤럽 지난주 조사결과를 놓고 보면, 정당 지지도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는 밀리는 건 아닌 거예요. 이전 선거와 비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020년 4·15 총선에서 민주당의 지지도가 얼마였나 볼 필요가 있어요. 당시 2월에는 37%밖에 안 돼요. 그때 미래통합당이 20%대, 23% 정도였고요. 민주당 지지도가 40%로 넘어가는 시점이 4월 첫 주에요. 지금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가) 37%인데 4년 전 민주당의 지지도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 거로 볼 수가 있는 거죠. 4년 전 민주당 정당 지지도를 보고 나름대로 전략통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180석을 얘기한 겁니다. 저는 리얼미터만을 보고 (국민의힘이) 지금 밀리고 있다 얘기하는 건 약간 오버인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분명한 건 한국갤럽 조사 상으로 봤을 때에는 오히려 민주당이 빠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게 한국갤럽 조사에 나타나는 하나의 여론 지표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민주당에서 이탈해 조국 당으로 간 지지도를 합치면 41% 넘기 때문에 범야권이 범 여권을 뛰어넘는데요, 그래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찍는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합니다.

"'조국혁신당을 찍으려고 가서 민주당을 찍는다'는 가설인데요, 그럴 수 있겠죠. 민주당에 실망한 사람들이 투표장에 가지 않으려다가 가는 겁니다. 가능한 가설이지만 거꾸로 볼 수도 있어요. 정말 싫은 정당을 찍을까요? 민주당이 싫어서 조국혁신당으로 지지하는 당을 바꿨는데 투표장에서 여기 찍고 저기 찍고 할까요? 흔히 말해 '지민비조'라는 건데, 물론 그럴 수 있지만 그래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또 하나 숨은 그림이 있다는 겁니다. 내가 지금 민주당을 지지했다가 이재명 민주당이 싫어서 민주당에서 이탈해 투표장에 갔어요. 그러면 그 사람들의 목표는 정권심판이라는 것도 있지만 또 뭐가 있죠?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조국 신당이 떠야 되잖아요. 그래야지 야권 재편을 할 때 조국혁신당이 중심이 될 거로 기대할 수 있잖아요. 그런 것까지도 감안해 때 무조건 조국혁신당을 찍는 사람이 100% 이쪽(민주당 지역구 후보)으로 온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에요."



-국민의힘 입장에선 한숨 놓을 수 있는 말씀입니다.

"그런 분들은 굉장히 정치적으로 학습을 많이 하신 분들이예요. 그래서 투표를 할 때 일반적으로 그냥 투표하시는 분과 달리 굉장히 전략적 투표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거죠. 그랬을 때 100% 민주당으로 흡수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민주당이 싫어서 조국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재명 민주당' 그러니까 '찐이재명당'의 지지가 올라가는 것이 자기네들한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할까요? 오히려 견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조국 신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재명의 대체재로 조국 신당을 찍은 거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한테는 민주당과 조국신당이 보완재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지역구 민주당 후보를 찍는 것은 자기 논리에도 안 맞는 거라고 볼 수가 있는 거죠."

-본 투표일까지 어떤 변수가 생길 수 있을까요.

"아까도 말씀했지만, 선거에서 제일 중요한 건 흐름입니다. 통계상으로 보면 2월 5주를 기점으로 3월 첫째 주에 들어오면서 흐름이 바뀐 거예요. 2월 5주 때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지지가 40%까지 올라간 적도 있었어요. 3월 첫째 주부터 완전히 흐름이 바뀌었는데, 그러면 왜 흐름이 바뀌었느냐 하면 구도가 바뀐 겁니다. 여당으로서는 뼈아픈 부분입니다. 작년 12월 26일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선거 구도가 윤석열 대 이재명에서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 바뀌었어요. 단순하게 바뀐 게 아니라 이건 새로움과 구태(舊態)의 구도로 바뀐 거예요. 그래서 계속 끌고 올라갔거든요. 그 와중에 민주당의 공천 파동까지 일어나면서 승승장구했습니다. 그런데 3월 들어오면서 의대정원 증원 문제에 대한 피로감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7주 전에 대통령실에서 의대증원과 관련된 발표를 했거든요. 그랬는데 3월에 별안간 윤석열 대통령이 재등장한 겁니다. 그러면서 다시 윤석열 심판론으로 바뀌어버린 거죠. 의대증원 외에도 황상무 수석과 이종섭 대사 이런 부분들이 튀어 나온 겁니다. 문제는 세 가지의 방향에서 굉장히 악재가 된 겁니다. 첫 번째는 구도가 다시 윤석열 대 이재명으로 바뀌었다는 거고, 두 번째는 민주당의 공천 파동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잊어버렸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새로운 게 나타나니까 대체된 겁니다. 그걸 국민의힘이 스스로 만들어버린 게 큰 패착인 거고요. 세 번째는 국민들이 대통령의 막 밀어붙이는 일방적인 스타일을 잊고 있었는데, 다시 복원시켰고 그 때문에 한동훈이 사라진 거죠. 윤석열 대통령이 재 점화되면서 거기에 또 조국 신당이 등장해 불을 붙인 거죠. 윤석열 심판론이 재 점화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3월 첫 주부터 여당이 공세에 몰린 겁니다."

-5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되는데요.

"선거 끝나고 나서 유권자들한테 어디에 누구에게 투표할지 언제 결정했느냐 물어보면 놀랍게도 일주일 전까지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사람의 비율이 40% 정도 됩니다.굉장히 높은 거예요. 당일 누굴 찍을 건지 결정했다는 사람도 10% 정도 나와요. 그러니까 지금도 만약 한동훈의 시간을 되찾아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선거판을 다시 한 번 자기 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강력한 조치, 그걸 제가 '한동훈식 6·29 선언'이라고 얘기를 했는데요, 의대 증원과 관련해 대통령이 담화에서 얘기했지만 자기가 주도할 수 있는 것을 갖고 끌고 간다면 흐름을 바꿀 수 있어요. 그게 되지 않을 경우 현재 야당이 유리한 구도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적극적으로 투표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다만 아까 얘기한 정당 지지도라든지 이런 걸 봤을 때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이 믿을 수 있는 건 위기감을 느껴서 지지층이 결집하는 겁니다. 야권이 200석을 갖는다는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들이 대 결집을 해서 대거 투표장으로 가는 경우가 생길 수가 있어요. 근데 실제로 지금 여론조사는 500명 정도 샘플로 하기 때문에 상당히 오차 범위도 크고, 나아가 응답률이 또 너무 낮아요. 그리고 또 가장 큰 맹점은 선거인 비율만을 상대로 해서 조사를 해요. 20대가 15.3%, 30대가 15.8% 정도예요. 그런데 실제로 투표를 하게 되면 20대 30대의 투표율은 낮고 60대 이상에서 투표율이 높거든요.그래서 선거인 비율만이 아니라 투표자 비율까지 고려해서 볼 필요가 있어요. 2020년 총선에선 60대 이상의 전체 선거인 비율은 30%가 안 됐는데 투표율을 반영시키면 4.6%포인트가 올라가요."

-현 박빙 여론조사 상황이 실제 투표 결과에서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겠네요.

"지금 박빙이라고 하는 지역구들은 투표율까지 감안하면 국민의힘이 그렇게 밀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투표장으로 많이 가게 되느냐 마느냐가 이제 마지막 변수라고 볼 수 있는데요,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변화를 줄 수 있는 나름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사실 그건 얼마든지 가능한 거 아닌가요?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지금 지상목표라고 한다면 더욱 그렇죠. 지금 사람들이 까먹고 있는 게 있는데, 처음 의대증원 문제와 관련해서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한국 갤럽에서 39%까지 올라간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한 방송에서 위험하다고 했어요. 이제부터는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고요. 이유는 간단해요. 2월 4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혹시 내가 병원에 갈 때를 생각해 불안하다'고 답한 비율이 무려 69%예요. 내가 아플지도 모르는데 불안한 겁니다. 노조파업 같은 경우는 나의 생명·삶과는 직결이 안 되지만 이건 아닙니다. 오늘(1일) 아침 조간신문 1면 톱이 뭐예요? 3살 아이가 구조 받지 못해 숨졌다는 거 아닙니까. 그게 결국은 부동층들한테 영향을 주는 거예요. 의대증원과 관련해 국민 70% 이상이 찬성하기 때문에 그걸 지금 문제 삼는 건 아닙니다. 2000명을 딱 정해놓고 안 된다고 얘기를 하니까 갈등이 생긴다고 한다면, 그 부분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면 아까 얘기한 40%의 투표를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의 표심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그 문제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풀어내면 '한동훈 위원장이 뭔가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겁니다. 행동해서 결과가 안 나와도 상관없어요. 대통령실을 향해 강력히 요구할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전향적인 결정을 하지 않으면 현재 판세를 바꾸기가 어려울 거로 봅니다. 다만 지금 민주당에서 여러 가지 악재가 터져 나오고 있잖아요. 그건 또 다른 변수지요."

-비리 의혹에 막말이 난무하는 것도 이번 총선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김준혁, 양문석 후보를 포함해 지금 논란이 일고 있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 2030세대는 특히 '아빠 찬스'와 젠더갈등에 민감합니다. 조국이 아빠 찬스 쓴 거랑 마찬가지인 겁니다. 이런 문제들이 어떻게 결말날지 모르겠지만, 그런 반사이익도 중요하지만 '핵폭탄급'으로 이 판을 다시 한 번 바꾸려 한다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고독한 결정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어요.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뭔가 아주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동훈 위원장이 전공의협의회 회장을 만나 '나를 믿어 달라' '내가 한번 풀어보겠다'라는 그런 제스처도 좀 써야 된다고 보는 겁니다. 그러나 한동훈 위원장이 활동에 제약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이런 거겠죠. 정부와 대립할 때 오는 부담감이 있겠죠. 하지만 목표가 선거에서 승리하는 거라고 한다면, 못할 것 없잖아요. 한 위원장이 그런 행보를 못하는 것에는 인식적인 오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한 위원장이 그때의 박근혜 대표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지금 판세에서는 정당 지지도라든지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기대, 민주당의 비명횡사 친명횡재 같은 판단의 요소들이 사라진 게 아니고 밑에 저장돼 있어요. 양문석 사태도 돌출되고 공영운 문제도 나오고, 막 터져 나오잖아요. 아까 얘기한 마지막 일주일 전까지도 투표를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선택은 이제 대권으로 간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겁니다. 이미 달리는 열차에 올라탄 거죠."

-야권 쪽에선 이재명 대표 독주로 굳어지는 겁니까.

"임종석 전 실장이 왜 그 수모를 당하면서도 한신처럼 그냥 가느냐, 8월 전당대회를 보고 있는 겁니다. 민주당이 압승을 하는 경우에는 이재명 당대표 체제로 또 갈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이제 친문의 대반격이 시작될 거예요. 친명체제를 완전히 구축했다고 하지만 친문의 경우는 조국 신당으로 이동해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지금 호남에서 정당 지지도를 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현상이 나오는 거예요. 조국혁신당하고 민주당하고 거의 비슷비슷 나오고 있어요. 친문 쪽에서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겁니다. 이재명과 조국은 사법 리스크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총선 끝나고 나서 사법부가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이 대표의 경우 선거법 관련된 1심은 나올 거라고 봐요. 100만 원 이상의 형이 나오면 결국은 의원직 상실까지 가고 그리고 400억 이상을 민주당이 토해내야 되거든요. 또 위증교사와 관련해서는 이미 판사가 다 인정을 해버렸잖아요. 만약 선거법 위반 같은 경우 형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에 못 나와요. 조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 판결이 최소한 6개월 내에 나오지 않겠습니까? 역시 5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거예요."

-야권 잠재 주자들은 그 두 사람이 사라지길 고대하겠네요.

"무주공산이죠. 박용진이 왜 수모를 참겠어요? 끝까지 남아서 자기 나름대로 인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임종석도 끝까지 남은 건 그 때문이죠. 지금 속으로 웃고 있는 사람이 또 하나 있죠. 김동연 경기지사입니다. 차분하게 정책적으로 승부를 건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여야 막판 선거운동에서 지지층 결집이냐 부동층 호소냐 어디에 역점을 둬야 할까요.

"지금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막판에 보수가 결집을 하느냐 안 하느냐, 이 게임으로 변해버렸어요. 야권이 200석 이상을 가져올 것 같다는 얘기를 하니까 보수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결집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심층적 분석을 해봐야 되겠지만,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트럼프가 이긴다는 여론조사는 단 하나도 없었어요. 100% 다 힐러리 클린턴이 이긴다고 했습니다. 근데 딱 한 군데서 맞췄어요. 그게 뭐냐 하면 빅데이터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이 '샤이 트럼프'를 찾아낸 거예요. 이 사람들이 대답을 않고 있다가 막판 투표장에 가서 트럼프를 찍은 겁니다. 당시 분석을 보면 저소득 저학력인 백인층의 67%가 트럼프를 찍은 거예요. 압도적인 거예요. 한국갤럽 정당 지지도를 보면 아까 얘기한 거 말고 무당층이 20% 정도로 나와요. 리얼미터는 5%밖에 안 나옵니다."

-지지층 결집, 무당층 호소 둘 다 버릴 수 없겠네요.

"부동층은 세 종류로 나눠져 있어요. 첫 번째는 은폐형 부동층입니다. 내가 누구를 찍을지 아는데 대답은 안 해요. 그다음에 순수 부동층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정말 누구를 찍을지를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세 번째는 아예 투표장에 안 나오는 기권용 부동층입니다.근데 이게 지금 비율로 보면 은폐형 부동층이 한 40%, 순수 부동층이 한 30%, 기권형 부동층이 한 30% 된다고 저는 봐요. 그러면 투표할 70% 부동층 중에서 샤이 보수가 많을까요? 샤이 진보가 많을까요?"

-사야 보수가 많을 것 같은데요.

"샤이 보수가 많죠. 왜냐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지지보다 2배 가량 많은 상황에서 여당을 지지한다고 선뜻 밝히기를 꺼리는 거예요. 또 지금은 보수가 밀리고 있잖아요. 이것도 지금 샤이 보수층이 많다고 볼 수 있는 근거죠. 또 보수층 중에는 대구에서 공천했던 도태우 후보를 날리는 바람에 열받아가지고 안 찍는다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투표를 할 때는 비례대표 후보로 자유통일당을 찍는다 해도 지역구는 국민의힘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조국신당 지지층보다는 샤이 보수층이나 실망 보수층이 교차투표를 할 가능성이 더 높을 거라는 거지요. 결국 관건은 어느 세력이 투표하러 많이 가느냐입니다. 누가 더 자기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봐야지요."

-국민의힘이 '이·조심판'을 내세우는데 지지율 추이를 보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레이코프라는 언어학자가 선거에 대해 얘기한 게 있어요.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는 건데, 그는 책에서 왜 미국 선거에서는 진보가 보수한테 지냐 이거예요. 코끼리는 공화당을 상징하는 동물이거든요. 민주당은 당나귀고요.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는 건 코끼리를 싫어 하면서 계속 얘기를 하면 코끼리가 기억이 난다는 거예요. 그게 프레임이라는 건데, 선거는 프레임 싸움이라는 겁니다. 지금 민주당의 프레임은 딱 정해져 있죠. 정권심판 프레임이에요. 세계적 현상이고 외생적 변수가 있긴 하지만 대중은 민생에 민감한데 지금 수십년 만의 고물가를 겪고 있잖아요. 정권을 심판하자는 토양이 잘 갖춰져 있는 거죠. 프레임이 먹히는 거예요."

-국민의힘이 그에 대응한 슬로건을 제대로 못 내놨다고 보시나요.

"저는 참 희한한 생각이 드는 게, 국민의힘의 슬로건이 왜 저것일까 하는 것이에요. 처음에는 586 운동권 심판론을 얘기했었어요. 근데 젊은 세대들이 운동권을 아나요? 잘 모르죠. 두 번째로 나온 것이 '이조 심판'이에요. 이재명과 조국을 심판한다는 얘기인데, 선거에는 심판의 기능도 있지만 미래 비전 제시 기능도 있어요. 여당은 이 프레임으로 접근했었어야 되는 거예요. 지금 국민의힘 회의실에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써붙여놨잖아요. 그게 먹힙니까? 좀 더 구체적으로 경제 살리기 프레임으로 바꿨어야 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경제를 살리고 싶지만 여소야대 국회가 발목을 잡아 모든 경제입법을 막고 있다'고 말할 수 있잖아요. '우리한테 다수의석을 주면 최소한 다음과 같은 입법을 바로 시행을 하겠습니다'라고 제시하는 겁니다. 지금 본 투표일까지 얼마 안 남았지만,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범죄자들 국회 입성을 막아달라'는 게 아니라 민생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겁니다." -20대, 그중에서도 이대남에서 비교적 지지율이 높은 한동훈 위원장이 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일자리 이슈를 강하게 얘기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그걸 왜 못 했냐는 겁니다. 거대야당이 발목을 잡아서 노동개혁도 못 했고 기업 지원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못했다는 프레임 전환을 시키라는 말이거든요. '야당이 기업 죽이기에 나섰기 때문인데 우리는 기업 살리기를 해가지고 부를 창출하겠으니 우리를 찍어주십시오'라고 해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이번 총선은 2030세대에 의해서 결정되는 거예요. 4050대는 이미 결정돼 있어요. 20대의 부동층이 한국갤럽 조사에 의하면 39%예요. 한 40%가 무당층인 거예요. 그러면 자기 지지층을 강화시키는 칼 로브 전략은 안 됩니다. 그건 이준석 식 젠더 갈라치기로 망한 거예요. 그리고 결국은 2030대 여성층을 누가 접근해서 더 가져오느냐가 핵심적인 사항인 겁니다. 우리가 몰라서 그러는데 2030대 남성과 여성 중에서 누가 투표율이 높을 것 같아요? 여성이 훨씬 높습니다. 8%포인트 높아요. 우리나라는 50대까지 여성의 투표율이 더 높아요. 60대 이상은 남성이 높게 나옵니다. 그러면 2030대의 여성들을 위한 젠더 이슈를 제시해야 합니다. 물론 늘봄학교 같은 건 좋죠. 2030대의 젊은 여성 유권자들을 어필할 수 있다는 건 한동훈 위원장의 강점이예요. 여성 인권이라든지 여성피해자 인권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전면에 내세워야 되는 거고요. 특히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가 이화여대생들이 성상납을 했다는 말도 안되는 망언을 했잖아요. 이런 정서를 이용해 민주당과 차별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이번 총선이 정치판 재편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2016년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어요.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겼고요. 2018년 지방선거 이겼고 2020년 총선에서 이겼어요. 4번의 전국 선거에서 이긴 거는 민주당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쪽 국민의힘도 2021년 재보궐 선거 이겼어요. 22년 대통령 선거 이겼어요. 지방선거 이겼어요. 이번에 이기면 똑같이 네 번째로 양당이 동률입니다. 그러니까 정당의 재편성이 오느냐 안 오느냐 평가할 수 있는 굉장히 중대 선거라고 봅니다. 이제 첫 번째 의미고요. 두 번째는 결국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가의 방향성에 대한 평가라고 봐야죠. 이 정부가 얘기하는 여러 가지 국정운영 기조 방향들이 있잖아요. 이런 것들에 대해 전면적으로 다시 생각해 볼 수밖에 없는 그런 부분들이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이번 총선의 정치적 의미는 엄밀하게 따져서 정당 정치가 와해된 거거든요."

-국민의힘도 갑작스런 인물의 등장이 있었고 민주당은 전통이 무너지고 1인정당화된 것을 말씀하는 건가요.

"어떻게 저런 정당들이 나올 수 있나 하는 말이 많잖아요. 선거가 끝나고 나면 이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할 때 기준을 자기가 스스로 세워야 된다는 겁니다. 정당을 찍는 선거가 민주당에 한정하면 이제 별 의미가 없게 됐어요."

-조급한 생각이지만 이번 총선과 3년 후 대선과 어떤 역학관계가 있나요.

"국민의힘이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차기 대권은 우리가 또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할 겁니다. 그 반대로 여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갖고 입법독주를 하게 되면 국민들은 오히려 마음을 바꿀 거예요. 이번 선거 결과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지만 현재 유불리가 3년 후 유불리와 꼭 맞아 떨어지는 건 아니죠."

-부동층 또는 중도층이 이번처럼 투표하기가 어려운 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정당, 누가 조금이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부분을 가지고서 투표를 해야 합니다. 정권 견제가 더 필요하다고 하면 야당을 찍을 것이고, 국가가 윤석열 대통령이 제시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된다고 생각할 때는 국민의힘을 찍겠죠. 책임지는 유권자, 깨어 있는 유권자의 길을 가야 되겠죠. 가장 듣기 싫은 말이 뭐냐 하면 '손가락을 잘라내겠다' 그런 말 쓰지 마시고, '이민 가겠다' 그런 말 쓰지 마시고 신중하게 책임지는 자세로 투표에 임하셔야 된다는 겁니다. 자기가 던진 한 표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됩니다. '리스판서블 보터'라고 많이 쓰거든요. 책임지는 유권자로서 투표를 해야 된다는 얘기인데, 감성적이고 충동적 투표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또 세 번째로 주의할 것이 뭐냐하면 알고 찍어야 된다는 거예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들어가 보면 유권자 도우미 프로그램들이 있어요. 거기 들어가면 20개 정도의 정책 항목이 있고 거기에 대해서 대답을 딱 하면 '당신은 어느 정당과 가깝습니다'라는 얘기를 해주거든요.또 각 가정으로 유인물이 배달이 될 겁니다. 그걸 쓰레기통에 버리면 민주주의를 버리는 겁니다. 다 보고 하나씩 하나씩 비교하고 찍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세금으로 만든 거잖아요. 보지도 않고 그러지 마시고요. 그렇게만 하면은 투표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그게 바로 민주주의를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조금 염두에 두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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