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상 혜란 다윈·故남세우…의학상 피터 박·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공학상에 여성 최초 수상자…워싱턴대 이수인 교수
호암재단이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소설가 한강 등 6명을 선정했다.
3일 호암재단에 따르면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는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 미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고(故) 남세우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공학상 이수인 미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 피터 박 미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 등 6명이다.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을 수여한다.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수상자를 선정했다. 수상자 6명 중 4명이 여성이다. 공학상의 경우 최초의 여성 수상자가 탄생했다.
공학상 수상자인 이수인 교수는 설명가능한 AI(XAI·Explainable AI) 분야를 이끌고 있는 혁신가로 'SHAP' 방법론을 개발했다. 이 교수가 개발한 이 기술은 각종 질병을 예측·설명하는 AI 시스템, 질병 치료법 개발 등 의료 분야에서 큰 파급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재단 측 설명이다.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의 혜란 다윈 박사는 미국에서 출생한 한인 이민자의 자녀로, 전세계에서 매년 10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결핵의 발생과 인체 감염 기전을 밝혀온 세계적인 미생물학자다. 인간 등 일반 생물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결핵균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 결핵을 포함한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수상자 남세우 연구원은 세계 최고 효율의 단일광자 검출기를 개발해 양자역학과 양자정보과학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세계적 권위자다. 남 연구원이 개발한 검출기는 양자컴퓨터, 우주 암흑물질 탐색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의학상은 차세대 유전 정보 분석법으로 암세포를 해석한 피터 박 박사가 수상했다. 그는 세포의 방대한 DNA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컴퓨터 분석법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질병의 발생 메커니즘을 밝히는 새로운 융합 학문인 생물정보학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 박사의 분석기술은 전 세계 대학, 병원, 제약회사에서 암을 포함한 질병 연구에 활용되고 있으며 인간의 암 유전 정보 지도 제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암의 발생의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암 치료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예술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은 한국 현대사의 고통과 슬픔,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들을 작가 특유의 날카롭고 섬세한 시선과 독특한 작법으로 처리해 미적 승화의 수준까지 이끌어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 부커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문학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다.
제라딘 라이언 수녀는 지난 50여년간 목포지역 장애인과 가족들을 돌보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헌신해 왔다. 1975년 한국 입국 후 의료봉사를 시작해 전남 목포 지역 최초의 장애인 복지시설 ·생명의공동체를 설립하는 등 장애인 조기교육, 직업재활, 인식개선 등의 사업을 선도적으로 펼쳤다.
올해 시상식은 다음 달 31일 열린다. 수상자는 국내외 저명 학자와 전문가 46명이 참여한 심사위원회, 65명의 외국인 석학으로 구성한 자문위원회가 4개월 동안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호암재단은 오는 8월 삼성호암상 수상자 등 최고의 석학들을 초청해 전국의 청소년들을 위한 강연회 '펀&런(Fun&Learn), 썸머쿨톡 페스티벌'을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호암재단은 1991년부터 삼성호암상을 통해 학술·예술,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한국계 인사를 포상해 왔다. 올해까지 총 176명에게 상금 343억원을 수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