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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닷컴 "韓 가상화폐 시장 진출"… 업비트·빗썸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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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비트 인수로 우회 진출
"코인마켓 물꼬 터 원화시장 목표"
29일 한국 정식 앱 서비스 시작
크립토닷컴 "韓 가상화폐 시장 진출"… 업비트·빗썸 초비상
에릭 안지아니 크립토닷컴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크립토닷컴 제공.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크립토닷컴이 국내 코인마켓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시장 판도에 대변혁이 예상된다. 여기에 다른 해외거래소도 이를 선례로 삼아 우회 진출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크립토닷컴이 기존 국내 거래소와의 차별점으로 제시한 '김치 프리미엄 없는 거래 가격 제공'의 실현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에릭 안지아니(사진) 크립토닷컴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간담회를 열고 "오는 29일 크립토닷컴 코리아 앱을 론칭하고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방식은 우회 진출이다. 크립토닷컴은 지난 2022년 6월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오케이비트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오케이비트 거래소는 오는 26일부로 영업을 종료하고 크립토닷컴 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해 시장에 참여할 방침이다.

오는 11월 VASP 갱신 신청 기간 만료 전까지 VASP 변경에 집중하고, 이후에도 시중 은행과의 접촉을 지속해 원화마켓 전환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안지아니 사장은 "한국 시장 당국 규제 하에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로는 처음으로 진출하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코인마켓으로 시작해 앞으로 은행 실명계좌 연계를 통한 원화마켓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다양한 부가 서비스들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기존 국내 거래소들과의 차별점으로는 '김치 프리미엄' 없는 가격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5대 원화 거래소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코인마켓 거래소로서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패트릭 윤 크립토닷컴 코리아 대표는 "당장의 실적보다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먼저 안전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글로벌 자산을 글로벌 가격으로 가져와서 소비자에게 제시하시 때문에 김치 프리미엄이 없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외 거래소의 비트코인 시세 차이를 뜻하는 한국 프리미엄,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은 같은 시간에 코인을 거래하더라도 해외 거래소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가격이 비싸게 형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코인 가격 급등으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수세가 몰릴수록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된다. 이날 오후 4시45분 기준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는 한국 프리미엄이 6.83%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안지아니 사장은 "한국의 거래소들처럼 오더북이 있는 형태가 아니라 브로커 앱의 형태로 생각하면 된다"며 "가령 비트코인을 매수하려는 사용자가 우리가 제시하는 가격에 매수 의사를 보이면, 그 주문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나가서 그 거래를 헤지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국내 가상자산 규제와 상충 없이 실현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장우 한국회계학회 가상자산위원은 "VASP 라이센스가 허용하는 업무 범위에 대한 논의를 떠나 단순하게 봐도 거래소에서 누군가 싸게 산다는 것은 거래 상대방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거래 상대방이 개인이 아니라 거래소 본인이거나 제3자인 유동성 공급자라고 하더라도 규제에 걸리는 것들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동성을 많이 확보해 놓는다고 하더라도 국내외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은 외환관리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만약 거래소가 손실을 감내하는 구조라면 지속 가능성 여부 또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중개업이 아니라 거래소 입장에서 적극적인 딜링을 해보겠다는 측면이라면 컴플라이언스 측면에서 정확하지 않다"며 "어떤 기술적 매커니즘을 이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것 자체가 원화 거래에서 형성되는 것인데 코인마켓 거래소에서 어떤 가격을 기준으로 스왑 비율을 맞출지, 그 과정에서 생기는 디스카운트 비용은 누가 부담하게 될지 등 지속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크립토닷컴의 국내 시장 진출이 안정적으로 이뤄진다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규제 상 문제 없이 크립토닷컴이 국내 시장에 진출해 해외 거래소가 직접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첫 사례가 된다고 가정하면 충분히 지형 변화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고팍스 대주주인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는 아직까지 금융당국으로부터 VASP 변경신고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크립토 닷컴 진출은 결이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형 해외 거래소들의 국내 진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한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 28조4000억원 중 원화마켓이 98.2%인 27조9000억원을 차지하고 있으며 코인마켓 시가총액은 1.8%인 5000억원에 불과하다.

한 코인마켓거래소 관계자는 "공식 VASP 타이틀을 달고 해외 거래소 가격으로 거래를 하게 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원화 마켓에서 비싸게 살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한국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은 상태에서 다른 글로벌 거래소들도 우회 진출 방법을 찾게 될 거고 현재 적자가 커지고 있는 국내 코인 거래소 입장에서는 서로 인수·합병 매물이 되기 위한 경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크립토닷컴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는 '교환소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다른 국내 거래소보다 낮은 가격으로 디지털 자산을 매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국과 서비스 출범에 대한 계획을 공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크립토닷컴 오픈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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