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유가강세에 공공요금 인상까지… 총선후 물가폭탄 `째깍째깍`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2월 이어 3월 소비자물가 3.1% 올라
농축수산물, 35개월만에 상승률 최고
전기·가스 등 석달 연속 2%대 진입
원달러 환율도 급등, 수입물가 불안
올 1월 2%대로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2월에 이어 3월에도 3%대를 기록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크게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일 장중 1355.8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더 나아가 총선 이후 그간 억누른 공공요금이 급등할 수 있어 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잡히지 않는 물가… 한은 "둔화 흐름 매끄럽지 않을 것"=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3.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나타내다 올해 1월(2.8%) 2%대로 내려왔으나 2월(3.1%)부터 다시 3%대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3.8% 상승했다. 지난해 11월(3.9%)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농축수산물이 전년 대비 11.7% 오르며 물가 오름세를 견인했다. 품목별로 보면 사과가 88.2%로 가장 많이 올랐다. 배와 귤, 토마토는 각각 87.8%, 68.4%, 36.1% 상승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은 2021년 4월 이후 2년 11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며 "사과와 배의 경우 각각 통계 조사 이래 역대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세 등에 대해 한국은행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김웅 부총재보는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유가와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생활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 목표(2%)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선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총선 후 물가폭탄 터지나= 총선 이후가 더 문제다.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는 총선 이후 더 뛸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전월 보다 4.9% 올랐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2.0% 상승하며 올 들어 세 달 연속 2%대를 보였다. 앞서 지난해 1월과 2월 공공서비스 물가상승률이 각각 0.8%, 0.9%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전력은 최근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 한전은 2분기 적용 연료비조정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5원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오는 10일 총선을 앞두고 공공요금 인상을 막고 있지만 선거 이후 억눌려왔던 공공요금이 잇따라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한전의 누적 적자는 43조원이고, 부채는 200조원을 넘긴 만큼 연내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제 유가 상승이라는 복병도 있다. 지난달 석유류는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다. 석유류가 전년보다 오른 것은 2023년 1월(4.1%) 이후 14개월 만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3.71달러로, 전 거래일(3월 28일) 대비 0.54달러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7일(85.54달러)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브렌트유 6월물 가격도 배럴당 0.42달러 오른 87.42달러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멀어지는 피벗?= 잡히지 않는 물가에 최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위축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기도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지표다. 지난달 PCE 가격지수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2월 근원 PCE 가격지수를 두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를 시작하겠다는 결정은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특정 달의 물가 지표에 과민반응(overreact)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어서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횟수도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오후 4시 기준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Fed)이 6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56.3%를 나타내고 있다. 일주일 전 70%대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감이 상당히 낮아진 셈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일 최근 수년간의 글로벌 통화 긴축 기간에 우리나라 장기 국채 금리가 미국의 국채 금리를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욱 심해졌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미 국채금리의 국내 파급 영향 확대는 최근의 금융 상황 변화로 다양한 파급 경로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나타난 결과"라며 "특히 미 국채 금리 충격이 확대되고 국내 요인이 안정된 가운데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미 금리 동조성에 대한 경직적 기대로 미 국채금리 추종경향이 강화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과정에서 미 국채금리의 영향으로 국내 장기 국고채금리가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유가강세에 공공요금 인상까지… 총선후 물가폭탄 `째깍째깍`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