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총선, 게임 공약이 사라졌다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콘텐츠 수출 64% 차지하는데 찬밥?
웹툰·영상산업 등 지원 집중
게임산업은 규제 중심에 갇혀
자칫 글로벌 경쟁력 밀릴수도
업계 "미래 먹거리로 키워야"
총선, 게임 공약이 사라졌다
국회의사당 전경. 국회 제공

22대 총선이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K-콘텐츠를 미래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 집중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놨다. 그러나 공약들은 웹툰, 미디어, 영상 콘텐츠 등에 집중돼 있다. 국내 콘텐츠 수출의 64%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수출 산업인 게임은 총선 공약에서 실종 상태다. AI(인공지능), 영상, 스토리, 메타버스 등의 기술과 예술이 총결집된 게임을 산업이자 미래 먹거리로 들여다보는 시선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의 22대 총선 공약 중 콘텐츠산업 육성안을 살펴보면 국민의힘은 △만화, 웹툰 산업 육성 △K콘텐츠 미디어 전략 펀드 조성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제작 제반 지원 확대 △경쟁력 있는 슈퍼 IP(지식재산권) 확보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일몰제 연장 △창작자 권리 강화 등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R&D 세제지원 확대 △제작비 세액공제 상설제도화 추진 △집약적 콘텐츠 육성을 위한 한국판 실리콘밸리 조성 △저작물 보호 △예술 창업을 위한 예술 메인비즈(가칭) 추진 △한류 문화 국내 인프라 확장 △글로벌 진출 지원사업 확대 등을 내세웠다.

콘텐츠와 미디어 영역을 미래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생태계의 각 주체가 글로벌에서도 밀리지 않도록 성장판을 키워주겠다는 게 골자다. 그런데 이들 공약 중 콘텐츠 내에서도 매출 규모가 크고 글로벌 수출 비중이 큰 게임산업 관련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총선, 게임 공약이 사라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 내놓은 '2023년 상반기 콘텐츠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게임산업 수출 규모는 34억4600만 달러로 콘텐츠 수출 전체 액수 중 64%를 차지했다. 이는 출판(2억2170만달러)의 15배가 넘고, 음악(3억8780만달러)의 9배 규모다. 방송(2억9398만달러), 영화(2267만달러)와 비교하면 수십~수백배 크다. 이 기간 게임산업 종사자는 8만2225명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약진에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소니 등 글로벌 거대기업들이 입김을 키우면서 국내 게임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작년 상반기 게임 수출 총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7% 줄었다. 지난해 주요 게임사들의 실적도 하향세였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모바일 게임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글로벌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내놓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은 게임을 산업보다는 사회적 이슈로 주로 들여다 본다. 산업을 키우기보다 이용자 권익 보호에 초점을 두다 보니 정책도 주로 규제에 중심을 둔다. 지난달 22일 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으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부터 시작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2월 26일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표준약관 개정안을 공개했다. 확률형 아이템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것과 '먹튀 방지'를 위해 서비스 종료 후 30일 이상 환불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게임사들은 이에 맞춰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가 국내 게임사에 역차별이 될 소지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정부 정책방향에 최대한 맞추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용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소통과 개선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 공약에서는 게임이 소외되다 보니 업계에서는 허탈해 하는 반응이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주된 게임 사용자층인 젊은 남성들의 표심을 고려해 게임업계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거 이후에도 이런 규제 일변도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게임사들은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회 한 관계자는 "게임 진흥이 총선 공약에서 빠져 있는 것은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고려한 데다 게임 산업에 대한 무관심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오랜 기간 수출, 일자리 창출 등 다방면으로 국가경제에 기여해온 게임산업이 다소 침체기를 겪으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관련해 전략적인 진흥 정책이 절실하나 최근에는 지원보다 규제에 무게가 실리는 게 사실"이라며 "게임산업진흥 중장기계획, 총선 등 중요한 이슈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게임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