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전쟁 속 조용한 `부활절`…발걸음 `뚝` 끊긴 팔레스타인 성지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성지 찾는 방문객 줄어
전쟁 속 조용한 `부활절`…발걸음 `뚝` 끊긴 팔레스타인 성지
31일(현지시간) 가자시티 성가족 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미사에 참석한 한 수녀.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세계 곳곳에서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 행사가 진행됐지만 예루살렘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지역의 기독교 성지들은 조용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성묘 교회에서 집전된 부활절 미사에 참석한 신자는 수십 명에 불과했다.

이 교회는 십자가형을 당한 예수가 묻혔다가 사흘 만에 부활한 장소로 여겨져 가톨릭과 정교회 등 여러 기독교 교회의 공동 성지다. 따라서 부활절 기간이 되면 성묘 교회는 순례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다만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발발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곳 성지를 찾는 기독교인들이 크게 줄었다.

예루살렘 구시가지 거리도 한산했다. 부활절이 되면 몰려들던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도 자취를 감췄다. 전쟁이 일어난 후 이스라엘 점령지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검문소를 거쳐 예루살렘에 들어가려면 특별한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3만2000명이 넘게 숨진 가자지구는 더 암울했다. 가자시티의 성가족 성당에서 열린 부활절 미사는 팔레스타인 신자 수십명만이 참석했다.

가자시티에 사는 한 기독교 신자 위니 타라지는 "여느 부활절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우리가 집, 재산, 아이들 등 모든 걸 빼앗겼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족을 잃었다"고 말했다. 가자시티의 사망자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다.

예수의 탄생지로 전해지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베들레헴도 조용했다.

베들레헴 주민 조지 카나와티는 "올해는 명절 분위기도, 즐거운 분위기도 없다. 명절이지만 아이들의 기쁨과 웃음이 사라졌다"고 한탄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