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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잇슈]"쉿! 대화 금지, 귓속말도 안 돼요"…MZ가 찾는다는 이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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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잇슈]"쉿! 대화 금지, 귓속말도 안 돼요"…MZ가 찾는다는 이 카페
지난달 29일 방문한 서울 서대문구 카페 침묵. 카페 내부에서는 대화는 음료를 주문할 때를 제외하곤 금지되며 휴대폰 사용도 제한된다.<박상길 기자>

[이슈잇슈]"쉿! 대화 금지, 귓속말도 안 돼요"…MZ가 찾는다는 이 카페
지난달 29일 방문한 서울 서대문구의 카페 침묵. 카페 방문자에게 에티켓이 적힌 안내서를 제공하고 있다.<박상길 기자>

"대화 금지! 귓속 말도 안 됩니다. 침묵할 수 있다면 누구나 환영입니다"

지난달 29일 찾은 서울 서대문구 아현역 일대의 한 카페에서는 음료를 주문하기도 전에 이런 내용이 적힌 안내문부터 받았다. 이곳은 '침묵'이라는 상호명 답게 카페 안에서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카페인데도 주문할 때를 제외하곤 대화가 일절 금지되며 휴대폰 사용도 제한되어서다. 심지어 주문할 때도 말을 하기가 어렵거나 싫으면 안내서 뒤에 있는 포스트잇에 써서 주문하면 된다. 대화 대신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에 온전히 집중하며 '멍때리기'만 하면 된다.

이곳은 요즘 MZ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디지털 디톡스' 카페다. 디지털 디톡스란 스마트폰 등 디지털에 중독된 현대인들의 중독 현상을 치유하는 것을 말한다. 이곳은 '일본의 책읽는 카페'를 본떠서 만들었다고 한다. 일본에는 대화를 금지하는 북카페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도쿄의 경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카페가 있는데 오로지 독서만 가능하며 대화는 할 수 없다. 또 독서를 하면서 메모를 할 수 있도록 테이블마다 필기가 가능한 노트가 구비돼 있다고 한다.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자 마스크를 쓴 카페 주인이 '카페 침묵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를 먼저 건넸다. 카페 이용을 위한 에티켓으로 처음 방문한 사람은 꼼꼼히 읽어보란다. 안내서에는 △주문과 계산을 제외한 대화 금지(귓속말도 안 됨) △휴대전화 무음 △노트북 사용 가능하나, 옆자리 손님이 신경 쓰일 정도로 시끄럽게 사용하지 말 것 △사진은 다른 손님이 있을 경우 앉아서만 소리 안 나게 촬영 가능(손님 없을 경우 자유롭게 촬영 가능) △동영상은 이어폰으로만 시청 가능 등의 에티켓이 소개되어 있었다.

카페의 주인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조용히 책 읽는 걸 가장 좋아하는데 옆자리 손님에 따라 그날의 카페가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아주 오래전부터 침묵 카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침묵 카페를 만들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곳에 가면 반드시 조용히 보낼 수 있다' 가능한 곳을 만들고 싶었는데 아무도 안 해서 제가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용히 커피를 마시거나 조용히 책을 읽거나 조용히 음악을 듣거나 조용히 작업할 수 있다. 옆자리 손님이 적이 아니라 동지가 되는 곳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이날 서대문구의 또 다른 디지털 디톡스 카페를 방문해 봤다. 이곳은 점심시간인 정오부터 오후 1시 10분까지만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곳 역시 카페 입구에 "입장 후 실내에서 대화 금지"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었는데, 책을 읽거나 개인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지만 대화는 금지되어 있었다.

최근 이런 디지털 디톡스 카페는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장받고 싶어 하는 MZ 세대들에게 '핫플'로 떠올랐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 대구, 부산 등 전국에 10여 곳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색적인 콘셉트 때문에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기자가 방문했던 아현역의 카페를 찾은 손님들은 "독서나 일하는데 온전히 집중하기 굉장히 좋았다", "둘 보단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집중하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들이 디지털 디톡스 카페를 찾는 이유에 대해 "사람을 만나러 가는 장소에서 대화를 금지하는 문화가 생긴 것은 과도하게 고립된 상황은 피하면서도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마음이 투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이슈잇슈]"쉿! 대화 금지, 귓속말도 안 돼요"…MZ가 찾는다는 이 카페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또다른 카페. 이 곳도 카페 문 앞에 '대화 금지'라는 안내문을 걸었다.<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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