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설사의 수익성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미분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건설사 사업장 약 700곳 중에서 100곳 이상은 분양률이 70%를 밑돌았다.
김현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2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석유화학·메모리반도체·건설 부문 크레디트 세미나'에서 "올해 건설업 수익성을 결정할 요인은 미분양 관련 손실 반영 규모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기평에 따르면 현재 신용도를 부여하고 있는 건설사 17곳의 진행 사업장 약 700곳 가운데 104곳의 사업장에서 분양률이 70%보다 낮았다.
AA급 건설사의 경우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 등 수도권 소재 비주거용 건축물 중심으로 미분양 사업장이 발생했다. BBB급의 미분양 사업장은 주로 지방에 있는 아파트 등 주거용 건축물 중심이었다.
김 연구원은 "분양 경기가 저하되는 국면에서는 AA급의 경우 진행 프로젝트가 속한 지역보다 건축물의 용도에 따른 영향이 더 컸고, BBB급의 경우 신규 착공 프로젝트가 우량등급의 건설사들에 비해 저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주 지연으로 실입주율이 저하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설령 준공 분양률이 70%를 웃돌더라도 미수금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착공 사업장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발생 가능성 불거지고 있다. 한기평이 신용등급을 보유한 건설사 18개사의 신용보강 제공 브릿지론 사업장 중 미착공 사업장의 비중은 AA급 77.9%, A급 65.1%, BBB급 26.3%를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A급 이상 등급군의 신용보강 증가와 조달 환경 악화로 건설사의 부담과 향후 손실 가능성은 확대됐다"며 "이들 미착공 사업지들의 착공 전환, 분양 성과에 대해 과거보다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사들의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2022년 이후 신규 착공이 감소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 만한 프로젝트가 부재한 것이 사실이다"면서 "예정 사업장의 금융비용 상승 등을 감안하면 부동산 경기가 개선된 이후에도 수익성 개선 시점은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봤다.
세미나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다뤘다. 송종휴 한기평 기업3실장은 "인공지능(AI) 확산이 메모리 수요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학습·추론형 AI 성장세가 지속되거나 온디바이스 AI 출시로 인해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초기 AI 반도체 수요 강세의 기저효과 등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매크로 불확실성이나 주요국 반도체 산업정책에 따른 업황 변동 요인도 상존해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