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농촌소멸 대응 추진전략
농산업혁신벨트·재생활성화지역 등 설정해 인센티브 등 지원
인프라강화 고민 얕고, 인구 늘릴 이민대책 없어 한계 지적도
"농촌에 사람이 오게하는 방법을 어르신들께 물으면 '돈이 되면 오지'라고 말씀하신다. 청년들에게 애로사항을 물으면 농지확보와 살 곳, 초기소득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이들은 농업 그 자체보다는 농업 관련 비즈니스에 관심이 높았다. (이런 의견들을 모아) 청년들이 농촌에 오게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냈고, 이를 이번 대책에 담았다."(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정부가 청년들의 농촌에서의 창업과 보금자리주택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농촌소멸고위험지역에는 자율규제혁신지구(농촌형 기회발전특구)를 도입해 맞춤형 서비스 제공으로 농촌에 정주인구를 늘리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농촌소멸 대응과 농업·농촌의 새로운 발전 전기 마련을 위해 '새로운 농촌(New Ruralism 2024) 패러다임에 따른 농촌소멸 대응 추진전략'을 세웠다고 28일 밝혔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은 우리 사회의 큰 위협요인이지만 농촌소멸에 잘 대응한다면 도시문제, 저출산, 도농균형발전 등 국가적 이슈를 동시에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농촌 패러다임(New Ruralism 2024)을 통해 농촌이 국민 모두가 살고 일하고 쉬고 싶은 공간으로 탈바꿈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농업 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농촌형 비즈니스 창업 활성화를 위해 자금, 보금자리주택 등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IoT, AI 관련 혁신 기업이 농촌에서 기술 실증을 희망하는 경우 마을 공유자원 등을 활용해 농촌공간을 테스트베드로 제공하고 사무실, 주거 공간도 지원한다.
시·군 단위 '농산업 혁신 벨트' 구축을 통해 농업 관련 전후방 산업(Agribiz+)을 육성한다. 농촌소멸고위험지역에는 읍·면 단위 소규모 특구 제도인 자율규제혁신지구를 도입해 입지 규제 완화 등 농촌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토지 규제도 완화한다. 3ha 이하 자투리 농업진흥지역은 단계적으로 해제(전국 2만1000ha 추정)하고, 사유지 산지 중에서 환경 변화로 지정 목적이 상실된 산지전용제한·일시사용제한 지역(3600ha 추정)도 해제한다. 인구감소지역에 한해 지자체에서 조례로 완화할 수 있는 산지전용 허가기준 범위도 기존 10%에서 20%까지 확대한다.
농촌 생활인구·관계인구를 늘리기 위해 농지에 '농촌 체류형 쉼터 설치(가칭)'를 허용하고, 숙박업 실증특례 적용 지역과 대상을 5개도 50채에서 전국 500채로 확대한다. 농촌 빈집 정비지구 지정 및 빈집재생 프로젝트 등을 통해 '농촌 빈집 재생 지원'도 강화하고, '100만 농촌 서포터즈 육성' 및 '전국민 1주일 농촌 살아보기' 등 농업·농촌 가치 확산 운동도 전개한다.
인구소멸 시대 대응을 위해서는 139개 농촌 지역 시·군별로 3개 내외의 '재생활성화지역'을 설정해 불편없는 농촌생활공간을 조성한다. 주민, 기업 등 지역 주체가 주도하는 계획을 수립하면 중앙-지자체가 농촌협약을 체결해 재정 및 규제완화 등을 지원한다.
공공의료 인프라도 보완한다. 지역거점 공공병원의 시설·인력 지원을 강화하고, 찾아가는 '농촌 왕진버스' 및 보건소 등을 통한 모바일 원격협진 체계를 구축한다.주민 수요를 반영한 주문형 셔틀버스 등 수요응답형 운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보건기관과 마을을 ICT 기반 지능형 서비스로 연결하는 '스마트 커뮤니티 센터'를 구축한다.
다만 이번 전략 발표는 '대책 제시' 차원이라 구체적인 목표치나 소요 예산 등에 대한 세부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생활인구와 관계인구는 아직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개념이라 양적 수치 제시가 어렵다는 것이다. 인구감소 추세에 인프라가 도시에 비해 미비하거나 낙후돼 농촌 인구가 늘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문제에서 출발한 인프라 강화 방안도 보이지 않고, 직접적으로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인 이민대책이나 외국인 노동자 등에 대한 고민도 깊지 않았다
송 장관은 "전체의 인구가 줄더라도 오히려 국민들이 농촌에서 행복한 삶, 행복한 경험을 하고 농촌에서 창업이 일어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만으로도 저출산 문제와 균형발전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며 "부족한 인프라 확충은 계속 해나가는 부분이고, 이번 대책에서는 좀 더 앞당기거나 체감도 높은 부분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략 추진을 위해 읍면의 인구구조, 농업·농촌 경제지표 등을 바탕으로 농촌 지역의 소멸 위험도를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농촌소멸대응특별위원회 구성 등 범정부 협력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