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맞춤형 지원 방안 마련
선진국들과 투자유치 경쟁 대조
선진국들과 투자유치 경쟁 대조
한덕수 국무총리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주재하고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대한 종합지원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2047년까지 예정된 681조원 투자 계획에 맞춰 △공공기관·국비를 통한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집중 구축 △특화단지 기반시설에 대한 재정지원 기준 마련 △투자 인센티브 제도 확충방안 지속 검토 △생태계 구축 지원 등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이전에 내놓은 정책의 재탕이거나 그 연장선상에 있는 사례가 많았다. 예컨대 반도체 투자가 몰리는 용인 국가산단 기반시설에 공공기관 예타를 면제해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한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지난해 9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추경호 전 부총리가 밝혔던 내용이다. 특화단지 추진단 간 반기 간담회를 추진한다거나, 이차전지 인력 육성을 위해 배터리 아카데미를 출범한다는 등 기시감이 있는 정책이 다수였다.
물론 특화단지 기반시설 기업 부담분에 대해 국비 지원을 확대한다는 정책은 새로운 내용이다. 현행 제도는 특화단지별로 4대 기반시설 중 2건을 선정해 총사업비의 5~30% 범위에서 최대 250억원 한도로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는 재정지원 건수 제한을 폐지해 4대 기반시설 모두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특화단지별로 지원 비율도 상향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대책이 하향 곡선인 기업 투자를 실질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실효성이 있느냐에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5.5% 감소했고, 올해 1월에도 전월 대비 5.6% 감소했다.
대기업들이 글로벌로 무대를 넓히면서 투자 유치 경쟁은 미국과 EU, 일본 등 선진국과의 '총성없는 전쟁'으로까지 심화된 상황이다. 미국은 이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법)과 반도체 지원법 등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로부터 조 단위 투자를 이끌어냈다. EU도 이에 대응해 핵심원자재법, 탄소중립산업법 등을 제정하는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쟁국의 투자 보조금에 대응할만큼 우리 투자 유치 정책의 경쟁력이 충분치 않은 건 사실"이라며 "첨단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보조금·세제지원 혜택에 대해 상한이나 범위를 정하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도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R&D 관련 지원정책이나 세제혜택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삼성과 같이 대규모 투자를 시행할 수 있는 대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툴이 마땅치 않다"며 "지금이라도 경쟁국에 발 맞춰 파격적인 보조금 정책을 펼치면서, 노동·환경·입지 등의 규제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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