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가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출시한 태양광 금융사업이 올해 하반기 이후 실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6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진행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비즈니스 모델의 트랜지션(전환)을 진행 중"이라며 "고품질 모듈을 바탕으로 EPC(설계·조달·시공)와 개발사업뿐만이 아니라 태양광 금융사업도 올해부터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태양광 금융사업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양광 금융사업은 북미 시장에서 주거용 태양광을 설치하는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할부금융 서비스다. 가정용 태양광 설치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일종의 자동차 리스 사업과 유사하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부터 이 사업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할부금융업을 위한 미국 법인인 'EnFin Residential Solar Finance II LLC'의 설립을 완료했다. EnFin은 한화큐셀의 지원을 받는 최초의 태양광 금융기관이다.
이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성장이 가능한 토털 에너지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작년 연말부터 심화된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제품 판매 가격의 하락과 실적 변동성의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며 "이년 상반기 중 실황이 가장 양호한 지역인 미국 내에 모듈 생산 능력을 8.4GW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올해 말까지 미국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인 솔라 허브 구축을 완료해 경쟁력 확보와 함께 실적 턴어라운드를 꾀하고자 한다"며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우수 고객과의 장기 파트너십 계약 체결, 개발 자산의 매각과 EPC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솔루션은 이 같은 사업 자신감을 기반으로 4년 만에 보통주 기준 주당 300원의 결산배당을 하기로 했다. 중장기 기업 가치 증대를 위한 성장 투자와 단기 주주와는 사이에 균형을 추구하기 위한 취지다.
이 대표는 "올해와 내년에는 잉여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배당을 지급할 것"이라며 "기업 가치가 증대되는 것이 궁극적인 최선의 주주환원 정책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13조2887억원의 매출과 60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4.6% 줄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에는 800억원대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말에 가성소다의 증설 설비가 가동 예정인 만큼 전기차와 이차전지용 가성소다 시장 선점에 집중할 것"이라며 "전선수지 사업은 초고압 케이블 절연소재 개발로 선도적 위치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석유화학 사업 매각 검토는 일축했다. 한상윤 한화솔루션 IR 담당 전무는 "별도 기준에서 PVC나 CA 사업은 흑자도 나고 있고 괜찮은 상황"이라며 "특별히 그런 쪽으로 고려하고 있진 않다"고 답했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이날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사외이사인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한화그룹에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가 26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진행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한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