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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의 D사이언스] "AI시대, 증강인 같은 신인류 등장할것… 공존법 찾아야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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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전혀 다른 종 출현
로봇과 AI 결합한 '안드로이드'도 주목해야
인간 정체성·휴머니즘 등 근원적 성찰 필요
새로운 사회문제 'AI 중독'
결혼 상대까지 물어보는 시대 올 수 있어
의존성 커지면 인격체 형성에 상당한 제약
인간 삶 위협하기 시작하면 규제 시작될 것
AI 경쟁력, 데이터에 달려
알고리즘 설계하고 학습시키는 건 결국 사람
신뢰도 높은 데이터 확보가 AI 선도국 좌우
[이준기의 D사이언스] "AI시대, 증강인 같은 신인류 등장할것… 공존법 찾아야할때"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KAIST제공

이준기의 D사이언스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KAIST는 '카이스트 미래전략'이란 이름의 보고서를 2015년부터 펴내고 있다. AI와 양자, 반도체 등 첨단 과학기술이 미래 변화를 견인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두뇌 역할을 하는 KAIST의 집단지성을 활용해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미래 청사진과 국가 차원의 정책과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카이스트' 이름을 달고 미래 보고서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로 정확히 10번째 보고서를 냈다.

매년 카이스트 미래전략 집필에 참여하면서 기획과 출판 등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센터장)는 "카이스트 미래전략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여느 미래 보고서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서 교수는 이어 "미래 정책과 전략을 고민하는 정부, 공공기관, 기업 등에 몸담고 있는 의사결정자들이 미래를 탐색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유용한 참고자료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매년 보고서를 펴내고 있다"며 "열번째 보고서인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4'는 AI라는 혁명적 도구가 바꿔 놓고 있는 포스트 AI 시대의 인간 존재와 정체성을 휴머니즘 관점에서 조명하고자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 진보가 가속화되면서 지금의 현생 인류와 전혀 다른 새로운 인류가 출현할 것이라고 서 교수는 전망했다. 신인류와 함께 공존하기 위해선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성에 대한 근원적 성찰과 21세기형 휴머니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서 교수는 "과학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득이 될 수도 있고, 해가 될 수 있다"며 "과학기술은 자본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이 돼야 하는 만큼 갈수록 격화되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길은 첫째도 인재, 둘째도 인재, 셋째도 인재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대담=이준기 ICT과학부 부장

◇미래는 예측이 아닌 불확실성과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

서 교수는 미래 연구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세상은 과학기술 발전의 영향으로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래는 점점 예측하기 힘들고, 불확실성과 변화라는 변수를 제어하기 어려워 미래를 연구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미래를 예측한 전문서적과 대중서들이 봇물 터지듯 서점가에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미래 연구에 관심이 높을까. 서 교수는 "우리나라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단기간 내 이뤄냈고, 경제적 규모와 수준이 선진국에 진입하면서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 유럽,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을 모델로 삼아 열심히 쫓아가 눈부신 성장을 통해 선진국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 때부터 우리가 모델로 삼아야 할 나라가 사라졌고, 우리 스스로가 미래 모델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렇다 보니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게 서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예를 들어, 앞서가는 사람을 따라 산을 올라 가다가 어느 순간 앞 사람이 없어져 혼자서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과 해 보지 않은 것을 해야 하는 한국이 됐고, 그 영향으로 국가가 나서서 미래 전략 보고서를 처음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대중서들도 덩달아 출판됐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애써 만든 미래전략 보고서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미래 대중서는 깊이가 없고, 전문 보고서는 정책 입안자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국가 정책과 전략 수립에 활용해야 하는데, 정권이 바뀌면 캐비넷 안으로 들어가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국가적 최대 현안으로 중요성이 커진 인구 문제의 경우 20년 전부터 역대 정권마다 많은 정책을 쏟아내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그런데 해소되기는 커녕 심각성이 더 커져 '인구위기'로 불린다.

서 교수는 "인구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님에도 새로 출범한 정권들은 미래적 관점에서 긴 호흡을 갖고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적 정책보다는 5년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내는데 골몰한 결과, 엄청난 예산만 낭비하고 실질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는 우리가 현재 어떠한 결정과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AI 고도화 속 인간과 차이점은?…AI와 신인류의 미래 공존 가능성

미디어 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마샬 매클루언은 "인간이 도구를 만들지만, 도구가 다시 인간을 만든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처럼 지금까지 인류는 수많은 도구의 발명을 통해 문명과 사상, 제도 등을 발전시켜 왔다. 다시 말해, 인간이 만든 기술(도구)이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나아가 인간의 삶과 사회, 문명까지 변화시켰다. 서 교수는 "21세기 들어 AI와 같은 파괴적인 기술들이 등장하면서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AI와 같은 기술발전의 고도화로 인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의 존재와 정체성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면서 새로운 인류의 종들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점점 경계가 모호해지는 인간과 기계은 어떻게 구분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인류의 정체성은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신인류로는 유전자 편집기술과 AI 기술을 접목한 '증강인'이 될 수 있고, AI와 로봇이 결합한 '안드로이드'가 될 수도 있다. 서 교수는 "분명한 것은 신인류가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와는 전혀 다른 특징을 갖는 새로운 종이 될 것"이라며 "이런 시대가 오면 호모사피엔스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인류와 함께 살아가야 하고, AI는 인간의 도구가 아닌 인간과 공존하거나 공진화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인간은 이미 AI와 공존하고 있는데, 우리가 AI를 살아 있는 생명체 또는 인격체로 볼 것인가, 아니면 단순한 도구로 볼 것인가에 따라 공존의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며 "AI가 사람의 감정을 흉내낼 수 있을지 언정, 스스로 감정을 갖는 것은 아직은 먼 미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관점에서 오랫동안 인간과 다른 생물종을 구별하는 기준인 이성을 넘어 또다른 새로운 기준이 정립돼야 하고, AI와 공존하는 포스트 휴먼 시대에서는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성에 대한 근원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서 교수는 지적했다.

[이준기의 D사이언스] "AI시대, 증강인 같은 신인류 등장할것… 공존법 찾아야할때"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KAIST제공

◇미래 세대, 'AI 중독' 우려… 기술 발전 속 'AI 규제' 필요해질 것

서 교수는 AI는 우리 인간에게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될 것이고, 특히 지금 태어나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AI에 쉽게 노출된 지금의 영유아들은 AI를 통해 놀고, 배우고, 학습하면서 성장할 수 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AI는 인간 삶의 더 깊은 곳까지 파고 들어오게 된다. 가령, 외출할 때 무슨 옷을 입을지, 심지어 결혼 상대자를 선택할 때도 AI에 물어 도움을 받는 날이 올 수 있다. 미래 세대의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은 'AI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서 교수는 우려했다.

그는 "요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스마트폰 중독'이 생겼듯이, 자라나는 영유아 세대들은 'AI 중독'이 나타날 수 있다"며 "AI는 사람이 원하는 것만을 좋은 말로 얘기해 주기 때문에 AI에 대한 의존성이 커지면 인간이 하나의 인격체를 형성하는 데 상당한 제약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의 지속적인 기술 진보의 영향을 받아 AI는 인간과 경계가 허물어 지고, 스스로 생명체라고 인식할 수 있어 AI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 교수는 "AI에 대한 규제는 '양날의 검'과 같다.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기술 등장이 그래 왔듯 AI는 인간에게 많은 편의와 풍요로움을 가져다 주는 반면 윤리, 종교, 신뢰, 안전 등 인간의 다양한 삶 전반에 걸쳐 부작용도 가져올 수 있다"며 "AI가 우리를 위협할 정도로 발전하게 되면 AI에 대한 규제는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AI는 태생부터 '불공정'… 데이터 활용 따라 경쟁력 좌우

AI는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며 우리 생활 모든 곳에 스며들고 있다. 특히 AI는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국가의 정책 결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럼, AI가 판단한 결정이 과연 공정하고 객관적일까. 이런 질문에는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생성형 AI가 잘못된 답변을 내놓는 이른바 '할루시네이션(환각)'은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 있다.

서 교수는 "챗GPT도 겉은 그럴싸하지만,100% 올바른 정보를 제공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알고리즘은 설계하는 것도, 데이터를 선별해 AI에 학습시키는 것도 사람이 하기 때문에 결국 사람으로 인한 편향성과 주관성을 AI는 애초부터 극복하기 어려운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AI가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이면서 신뢰성을 확보하려면 데이터를 생산, 정제, 유지·관리하는 데이터 생태계 구축이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AI 선도국이 되려면 어떤 분야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전략을 달리 해야 한다고 서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과거 통신사들이 네트워크 등 인프라에 막대한 돈을 투자했지만, 이런 인프라를 잘 활용한 플랫폼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처럼, AI 활용 분야에 따라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AI는 데이터가 있어야 작동하는 만큼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선별하고, 이를 유지 관리하는가가 AI 선도국으로 나아가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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