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값은 널뛰기 중…대구·대전선 최고값 4만원 넘기도
대형마트 '농식품부 할인지원' 사과 코너 텅텅
대형마트 '농식품부 할인지원' 사과 코너 텅텅
#연일 금사과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박모씨(가명)는 시부모님이 재배한 사과가 잘 팔리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SNS에 이 내용을 올렸다가 깜짝 놀랐다. 마트나 전통시장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박씨의 글을 본 이들이 주문해도 되냐고 문의하기 시작한 것. 해당 글을 올리기 전주에는 고작 다섯박스가 겨우 팔렸을 정도로 농민들은 판로가 없어서 고민이 산더미인데, 끊이지 않는 문의에 박씨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사과와 배 등 과실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으로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자 정부가 할인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1500억원을 즉각 투입하겠다는 결정에 지난 19일 소매가격이 살짝 내려가는 듯 했으나 여전히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4041원으로 전 거래일(2만3776원)보다 약간 올랐다. 1500억원 투입 전인 14일(2만7680원) 수준으로 가격이 회복했으며, 여전히 1년전 가격(2만2869원)을 상회하고 있다.
최저값은 등락폭이 심했다. 18일 1만4300원이었던 최저값은 19일 9380원으로 뚝 떨어졌다가 20일 다시 1만4300원으로 뛰어올랐다가 21일에는 7308원으로 거의 반값 수준이됐다.
최고값은 14일 4만3300원을 찍은 뒤 계속 4만1100원이 유지되고 있다. 지역별 최고값은 대구와 대전에서 4만원을 훌쩍 넘었고, 서울(복조리)과 부산, 인천, 광주, 울산, 수원, 춘천, 청주, 전주, 순천, 포항, 창원, 제주에서도 3만원대를 넘겼다.
그나마 배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배(신고·상품) 10개 소매가격은 3만5941원으로 전날 4만1594원보다 13.6% 하락했다. 물론 여전히 1년 전 가격(2만7323원)보다는 높은 수준이긴 하다.
여기에 최근 SNS에서는 사과 재배 농가의 판매 부진 어려움을 토로한 글이 주목받자, 일각에서는 작황 문제 뿐만 아니라 유통 문제가 더 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사과와 배 생산량은 전년대비 최대 30% 정도 줄어든 반면,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 조사 결과 이 과일들의 가격은 70% 넘게 뛰어오르기도 했다.
정부는 비축물량 공세와 할인지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설연휴 이후에도 지속되는 할인지원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근본적인 부분부터 짚고 나가야한다는 의견이다. 할인지원에도 사과 소매 최고값이 요지부동으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유통 과정에서 풀어내야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앞서 SNS 사과 판매 케이스처럼 유통 활로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제 가격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고, 특히 고물가에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소비자 계층을 지원하는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농식품 물가가 변동했을 때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계층은 저소득계층"이라며 "할인지원사업과 같이 소비자를 직접 지원하는 물가대책의 경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얇게 지원하기보다는 농식품 고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저소득계층에게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할인지원과 함께 사과·배 등을 대체할 과일 공급에도 나선 상태다. aT를 통해 직수입한 오렌지·바나나 등 수입 과일을 21일부터 대형마트에 공급하고, 3월 중에는 2000톤 이상 할인공급하겠다는 계획이라 향후 과일 물가가 진정될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