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사설] 국힘 `이념 스펙트럼` 확장, 정치 양극화 해소 기폭제 되길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사설] 국힘 `이념 스펙트럼` 확장, 정치 양극화 해소 기폭제 되길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5일 청주 서원대를 찾아 학생들과 식사하며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합리적 진보 성향의 인물들을 영입하면서 이념적 스펙트럼이 확장되고 있어 주목된다. 연합뉴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합리적 진보 또는 중도로 평가받는 야당 인물들을 속속 영입해 공천하면서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야당뿐 아니라 운동권, 진보적 시민단체, 이른바 '호남 보수'를 대표하는 인물 등으로 국민의힘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 이전 보수 집권당에서 볼 수 없었던 흐름이다. 국민의힘이 이념적 다양성을 포용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지지층 확대와 득표를 위한 목적일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 정치가 거대 양당을 기축으로 '이념적 내전 상태'에 놓인 상황을 극복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변화인 건 분명하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사태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을 영입해 영등포갑에 전략 공천했다. 김 부의장은 금융노련 부위원장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노동부장관을 역임하며 강경 노조를 제어해 '노사평화'에 기여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공산당의 국내 정보활동 거점으로 의심되는 '동방명주' 사건이 터지자 북한에만 적용되는 간첩죄를 개정해 제3국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친중적 행보로 비판받는 민주당의 주류와는 다른 입장이다. 이번 영입도 안보에 있어서 김 부의장의 확고한 주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화'를 지적하다 탈당한 이상민 의원을 영입해 기존 지역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전략 공천한 점도 온건하고 합리적인 인물에는 문호가 열려있음을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이 특권층화 되는 모습을 비판해온 서울대 NL(민족해방)계열 삼민투위 위원장 출신 함운경 씨를 마포을에 공천했다. 앞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을 역임하며 진보좌파 시민운동을 해온 김경율 회계사를 비대위원으로 영입한 것도 국민의힘의 너른 이념적 좌표를 상징한다. 물론 김 회계사는 2019년 조국사태를 겪으며 좌파 운동권의 도덕성에 실망해 전향한 경우다.


역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인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를 본인의 의사에 따라 험지인 광주에 공천한 것도 지역적 한계에 머물지 않고 외연을 넓히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반면 정통 보수를 내세우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해온 이른바 '태극기 부대'의 도태우 변호사가 공천 받은 것은 보수의 중심을 지키겠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이밖에 민변 출신의 최원식 전 의원, 이현웅 전 국민의당 부평을 지역위원장을 계양갑과 부평을에 전략 공천한 것도 이전 보수 정당에서라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경우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이념적 포용성을 갖는 것은 부정적 영향보다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 보수의 가치를 지키며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지층 이반은 걱정을 덜 것이고 반면 진보적 가치를 수용하는 품이 넓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민주당이 전통 진보 정당의 가치를 잃고 '이재명 사당화'로 변질되는 상황에서 여당이 합리적 좌파 내지 진보의 가치를 포용하는 것은 하나의 대체 역할로도 의미가 있다. 또한 기대했던 제3지대 정치세력이 지리멸렬해 국민의 지지를 못 얻고 있는 상황을 보면 더욱 그렇다. 국민의힘의 이념적 포용성이 극단적 진영 정치를 완화하는 데 이바지 하려면 이런 변화가 시스템화 돼야 한다. 현재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개인기'에 의해 이뤄지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정책 실행력도 마찬가지다. 합리적 진보와 중도적 가치를 구현한 정책과 공약으로 구체화돼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의 '이념 스펙트럼' 확장이 한국 정치 양극화 해소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