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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의사와 전쟁`, 필수과 전문의들 사표…의대교수 삭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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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 의대 학장·의학과장 등 "총장이 교수들 '유보' 뜻 무관하게 대폭 증원신청" 삭발투쟁
경북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사직…"밑빠진 독 물붓기 정책"
의협 비대위 측 "저항보다 무서운 게 자발적인 포기"
의대 입학 정원(현행 3058명) 최소 2000명 확대와 이른바 의료개혁 패키지를 못 박은 윤석열 정부의 '의사와의 전쟁' 와중, 전공의 약 8000명 사직에 더해 필수의료 전문의들의 사직이 이어졌다. 정부의 각 대학 수뇌부 간 대폭 증원 영합 조짐이 보이자, 의대 학장·교수 등이 삭발투쟁에도 나섰다.

강원대학교 의과대학의 류세민 학장(흉부외과 교수)와 유윤종 의학과장(이비인후과 교수) 등 교수진은 5일 강원대 의대 앞에서 대학 측의 일방적 의대 대폭 증원(49→140명) 신청에 반발하는 취지로 삭발식을 했다. 같은 의대 이승준 호흡기내과 교수와 박종익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삭발을 도왔다.

이들은 "의대 증원 신청에 대해 교수들이 77%가량 '유보해야 된다'고 결의했고 총장에게 전달을 했는데 의대 교수들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교육부에 증원 신청을 했다"며 "젊은 전공의나 휴학계를 낸 학생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의대 정원 신청이 "교무회의를 거친 결과"라는 입장이다.

강원대 의대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도 전날(4일) 성명서를 내고 "(의전원)비상시국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강원대학교 총장께 의전원 학생들의 위와 같은 뜻을 전달했지만 총장은 100여 명 증원을 희망했다"며 의대 학생·교수진이 배제된 증원 결정에 반대하고, 교육부 수요조사 불응을 주장했다.

尹정부 `의사와 전쟁`, 필수과 전문의들 사표…의대교수 삭발까지
5일 오전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의대 교수들이 삭발식을 열고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앞서 강원대는 교육부에 현재 49명에서 140명으로 의대 정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강원대 의대 교수진 제공·연합뉴스>

필수의료로 불리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분야 교수 사직도 늘고 있다. 배대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전날 SNS를 통해 "정부의 근거도 없는 무분별한 의대 2000명 증원은 의료시스템 붕괴를 가속화 할 것"이라며 사직을 표명하고, 이날 충북대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배대환 교수는 "필수의료 강화라고 하는 지원은 결국 '밑독 빠진 항아리에 물 좀 더 넣어주는' 의미없는 단기 정책에 불과하며, '(급여·비급여)혼합진료 금지'는 말그대로 의료 이용을 더 늘리고 (비급여 영리의료가 주가 되는) '의료민영화'에 한발짝 더 다가가는 필수의료 멸망 패키지의 총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것들을 알고 더이상 필수의료를 하지 않겠다는 인턴, 전공의선생님들이 사직을 하고 나간다고 하는데 사직하는 것을 막겠다고 면허정지 처분을 하는 복지부의 행태나 교육자의 양심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총장들의, 생각없이 의대 정원 숫자 써내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길이 없다"고 했다.

그는 "복지부의 면허정지 발표와 현재 정원의 5.1배를 적어낸 모교의 총장의 의견을 듣자니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며 "제가 중증 고난도치료 전문병원에 더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 심장내과의 꿈을 가지고 살았던 14년의 시간, 전문의로서 3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친다"고 했다.


배 교수는 심장내과에 근무하며 심부전, 심근병증, 심장이식 등 진료와 수술을 해왔다. 충북대병원은 전날 기준 전공의 115명 중 2명만 출근하고 113명이 복귀하지 않았다. 충북대는 의대 입학정원 신청이 마감된 전날 교육부에 현행 49명에서 5.1배로 늘린 250명 배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尹정부 `의사와 전쟁`, 필수과 전문의들 사표…의대교수 삭발까지
3월4일 사직을 공개 표명한 배대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윤우성 경북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

앞서 윤우성 경북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도 전날 SNS를 통해 "외과가, 이식혈관외과가 필수과라면 그 현장에 있는 제가, 우리가 '도움도 안 되고 쓸데없는 정책'이라고, '좋은 정책이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나쁜 정책'이라고 말하는데 왜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사직을 표명했다.

당일 경북대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여한 16차 민생토론회를 연 가운데,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의대 정원을 현행대비 230%로 늘린 250명 신청한다고 밝힌 터다. 윤우성 교수는 "좋아서 들어온 외과 전공의들이 낙담하고 포기하고 있고, 우는 아이한테 뺨 때리는 격으로 정부는 협박만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3일엔 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등 3개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3일) 성명에서 "전공의들을 겁박하는 정부의 사법처리가 현실화한다면 스승으로서 제자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정부에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정부는 OECD 국가 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지표를 들어 의사 수 절대부족을 주장한다. 한국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022년 2.6명으로 OECD 평균(3.7명)에 비해 낮고 일본과 같은 수준이다. 의협 등은 국민 1인당 외래진료 횟수와 입원일수 등 의료접근성이 OECD 평균을 2배 이상이고, 경상의료비도 낮다고 반박한다.

한편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지방 국립의대의 전도유망한 교수들이 현 의료제도하에 더 이상 교수직에 미련없다며 교수직 포기를 선언했다. 저항보다 무서운 게 자발적인 포기임을 모르는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 의료 몰락의 주범으로 역사에 길이 길이 오명을 남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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