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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본부 `3401명 신청`에 의대 학장들도 허탈…"마지막 기대 꺾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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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찬수 KAMC 이사장 "2천명 정해두고 '허수' 발표한 정부 의도 불순"
"의료계 모욕주기…이달 중순 지나면 휴학 받아줄 수 밖에 없어"
의협, "3400명 증원 신청은 정부 압박에 의한 무리한 신청"
복지부 "증원은 대학 자율의지…압박 없었다" 설명에 의협 "사실 밝혀야"
제약회사 직원 동원 논란에는 "사실무근…경찰에 고소장 제출해"
대학들이 정부와 교육계, 의료계의 예상을 훌쩍 넘은 3401명의 의과대학 정원을 늘려달라고 신청하면서 의대 학장들도 허탈함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찬수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총장들이 학생들의 절절한 요청을 외면했다"고 질타했다.

KAMC는 의대 학장 등으로 구성된 단체로, 현행 의학 교육 여건상 의대 정원을 350명 늘리는 게 적정하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교육부가 전국 40개 대학에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수요를 다시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을 때도, 마감 기한을 '사회적 합의'가 도출된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신 이사장은 어차피 정부에서 '2000명' 증원을 못 박은 상태에서 굳이 이날 수요조사 결과를 공개한 데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어차피 2000명을 증원하기로 정해놓고, 3401명이라는 숫자를 발표한 건 아무 의미 없는 허수가 아니느냐"며 "발표한 의도 자체가 불순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에서 의대 증원 규모 줄이자면서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하고 의대생들이 휴학해도 결국 숫자가 이렇게 나온다는 식의 보여주기 아니느냐"며 "'의료계 모욕주기'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의대 학장들 사이에선 증원 규모를 10% 내외로 하자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 대학 총장이 의대 학장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제자들인 의대생의 목소리는 경청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신 이사장은 "각 학교의 의대생들이 총장들에게 증원 신청을 보류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는데, 이마저도 외면당한 게 가장 안타깝다"며 "이번 결과로 학생들이 마지막 기대도, 돌아오겠다는 의지도 크게 꺾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KAMC 차원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도 없다고 봤다. 그는 "의대 학장들은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개강 연기, 휴강 등이 최선"이라며 "그마저도 이달 중순이 지나면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서라도 휴학을 받아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학 교육을 직접 담당하는 의대 교수들의 분노가 담긴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학 본부들은 3401명이라는 터무니없는 규모의 증원안을 제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정부의 압박에 의한 무리한 신청"이라고 규탄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러한 정부와 대학 본부의 만행으로 인해 이제 교수들까지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사명감 하나로 생명을 살려왔던 교수들마저 대학과 병원을 떠나고 있는데, 정부는 무슨 수로 대한민국 의료를 되살리고 의대 교수 1000명을 충원하겠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일부 의과대학 교수들은 대학본부의 증원 신청 인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주 위원장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일방적으로 140명 증원을 교육부에 요청한 대학 본부에 항의하는 표시로 할 수 있는 게 삭발식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협이 파악한 바로는 집단적 의업 포기 현상이 당장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많은 교수들 사이에 그러한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의협의 자체 조사 결과 대부분의 의대 학장은 많아야 10% 정도의 증원을 이야기했는데, 대학본부에서 일방적으로 많은 숫자를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오늘 보건복지부 차관이 브리핑에서 정부의 압력이 전혀 없었다고 했는데, 사실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증원 신청은 대학의 자율 의지에 기반한 것이며, 정부가 대학에 증원 신청을 하지 않아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했다는 소문은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사실관계를 파악할 방법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수업을 받는 학생들까지 나서서 증원은 도저히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는데도, 정원의 서너 배까지 적어낸 것이 순수한 대학의 의견인지 의심이 간다"며 "여기에 대해 대학 총장 누군가가 의협이나 언론홍보위원장을 상대로 명예훼손이라고 고소하면 법정에 가서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의협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보 파기·제약회사 직원 동원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주 위원장은 "4일 있었던 문서 파기 작업은 의협 학술국 의료감정팀에서 진행한 것으로, 문서에는 의료사고 관련 개인 정보가 담겨 있어서 분기별로 한 번씩 정례적으로 행하는 작업"이라며 "이는 경찰이 확인한 사안이며, 일부 주장과 같이 의협은 정보를 은닉하거나 파괴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의협은 4일 용산구 의협회관 사무실에서 대량의 보안 문서를 폐기 처분해 이를 목격한 시민으로부터 신고를 당했다. 의료법 위반으로 의협 집행부와 전공의들을 고발했던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폐기작업이 '증거 인멸'에 해당한다며 김택우 비대위원장 등을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이날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주 위원장은 "제약회사 직원을 자처하는 사람이 의협에서 회사 직원들을 강제 동원하는 갑질을 했다고 SNS에 올린 글은 근거가 없는 말이며, 이에 대해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직장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3일 의협 비대위가 주최하는 총궐기대회에 사복을 입고 의사인 척 참여하라는 강압적 요구를 받았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대학본부 `3401명 신청`에 의대 학장들도 허탈…"마지막 기대 꺾여"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해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7천여명에 대해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한 5일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 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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