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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셋값 오르자 소자본 갭투자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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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전국 전세가율 '67.9%'
송파아파트 2.1억에 사들여
역전세 위기 불러올지 관심
"집값이 한창 오를 때는 최소 7억~8억원은 돼야 했던 갭(매매가와 전세가 차이)이 이제 절반 수준까지 내려갔어요. 하반기부터 완만하게나마 집값이 상승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매수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S공인중개사)

최근 주택시장에서 소자본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집값은 떨어지고 전셋값은 슬금슬금 높아지며 투자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작아졌기 때문이다.

시장이 단기간에 회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처럼 '갭투자'가 집값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할지, 무리한 투자가 또 다른 전세사기나 역전세 위기를 불러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 한국부동산원 정보서비스 부동산테크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7.9%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56.7%이지만 지방으로 가면 72.8%까지 오른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작년 7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세가율은 매매값 대비 전셋값의 비율을 말한다. 최근 이어지는 집값 조정기 동안에도 전세값은 꾸준히 높아지면서 전세가율이 상승했고, 그에 따라 '갭'도 줄어들었다. 작아진 '갭'으로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수요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통상 전세가율은 주택시장의 주요 선행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전셋값이 매매값에 가까워질수록 내집 마련 수요와 투자 수요 등 매매 수요가 늘어나고, 전세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매매 수요는 감소하기 때문이다. 갭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전세가율 상승을 매매가격 상승의 전조로 기대하고 있지만,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이같은 흐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가율이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상승장에 대한 기대가 광범위하게 확산될 때 갭투자도 늘고 시세 차익도 노릴 수 있는 것이다. 과거 너도나도 20대까지 갭투자에 나섰다가 전셋값이 하락해 전세입자에 보증금 반환을 못하고 집을 급매로 내놓는 사람들을 부르는 '갭거지'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우려했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갭이 작은 상태에서 매매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집이 경매에 넘어가 처분될 경우에도 투자자 뿐 아니라 세입자도 '깡통 전세'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세 제도가 유지되는 한, 전세보증금을 레버리지(차입)로 활용하는 갭투자가 사라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송파동 '송파 아파트' 전용 83㎡는 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약 3주만인 지난달 초 5억7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아파트 매수자가 2억1000만원을 투자해 송파 아파트를 사들인 셈이다.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지난해 9월 이후) 서울에서 갭투자가 많았던 아파트 단지 상위 3곳 모두 송파구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갭투자 매매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 화성시(147건)였다. 이어 충남 천안시 서북구(147건), 경남 김해시(132건), 충남 아산시(127건), 인천 서구(125건) 등이 뒤를 따랐다.

서울에서는 같은 기간 노원구(73건), 송파구(60건), 강동구(59건) 등에서 갭투자가 많았다. 이는 매매가 이뤄진 뒤 곧바로(3개월 이내) 해당 가구에 전·월세 계약이 체결되면 갭투자로 분류하고, 임대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아파트를 매수한 경우를 제외한 수치이므로 실제 갭투자 사례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중개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급매물이 아니면 보지도 않는다'고 할 정도로 매수자의 관망세가 여전하다"면서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등 시장 상황이 집값 상승을 받쳐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과거처럼 전세가의 선행효과를 노리고 무작정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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