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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과라더니, 의대증원 몰이·협박뿐"…외과교수 첫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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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경북대 의대 정원 230% 증원 "걱정말라" 지원약속한 날
윤우성 경북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 "직 그만두겠다" 밝혀
"20년 전부터 외과 바닥…전공의만 다 짊어진 채 못 있어"
수련병원 교수들 "전공의 부당 사법처리시 제자 지킬 것"
4·10 총선을 앞둔 윤석열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연 3058명) 최소 2000명 증원, 의료개혁 패키지 정책 드라이브 와중 현직 대학병원 교수가 사직서를 내며 항의했다. 필수의료로 불리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분야에서의 첫 교수 사직 사례여서 이목이 집중됐다.

"필수과라더니, 의대증원 몰이·협박뿐"…외과교수 첫 사직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첨단 신산업으로 우뚝 솟는 대구'를 주제로 열린 열여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우성 경북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4일 SNS를 통해 "필수과를 누가 명명했는지 정확한 정의가 뭔지 모르겠지만 외과가, 이식혈관외과가 필수과라면 그 현장에 있는 제가, 우리가 '도움도 안 되고 쓸데없는 정책'이라고, '좋은 정책이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나쁜 정책'이라고 말하는데 왜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저는 외과 교수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같은 입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일 경북대에서 16차 민생토론회를 열어 의대 증원 입장을 재확인한 가운데 나왔다. 토론회에서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교육부에 의대 입학생을 230%로 늘려(110명→250명) 신청하려 한다며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반발이 있어 설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윤 대통령은 "적극 지원해드리겠다. 걱정마시라"고 화답했다.

윤우성 교수는 "제가 전공의 시절, 그 이전부터 항상 '외과는 지금이 바닥이다'라고 그랬는데 20년 지났는데도 더 나빠졌다"며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그 과정이 말이 되지 않는다. 이미 다른 여러 곳에서 의대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 내용을 반박하는 논거들이 많이 제시됐다"면서 "지금 의료문제에 대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는 여론몰이에만 몰두해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결론과 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현재 정부의 자세나 여론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다"며 "대학 본부에서 소위 학자란 사람들이 본질과 현실파악 노력은 없고 정책 결과 예측할 생각도 없이, 해당 학과의 의견을 무시한채, 눈앞의 이익만 바라보고 정부 정책을 수용하며 이것 저것 요구하는 모습은 할말을 잃게 만든다"고 호소했다.

"필수과라더니, 의대증원 몰이·협박뿐"…외과교수 첫 사직
대학교 개강일인 4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의대생 휴학으로 인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그는 "장미빛 미래도 없지만, 좋아서 들어온 외과 전공의들이 낙담하고 포기하고 있고 '우는 아이한테 뺨 때리는 격'으로 정부는 협박만 하고 있다. 현 의료현실에 책임져야 할 정부와 기성세대 의사들인 우리가 욕먹어야 할 것을 의사생활한지 얼마 되지않은, 병원내에서 누구보다 고생하고 있는 전공의가 다 짊어지고 있는 이런 답답한 상황에 저는 제위치에 떳떳하게 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태에서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후대 의대생에게 '외과 전공의 하라'고 자신있게 말을 못하겠다. 전공의들은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며 싸우고 있다. 정부의 겁박에 두려워하고 불안해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보호막이 돼주지 못하고, 뒤에 숨어 '반대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어떻게든 잘 해결되길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는 모습이 너무 부끄럽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윤 교수는 사직한다며 "다른 많은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이미 오래전 번아웃도 됐고, 매일매일 '그만하고 싶다' 생각하며 살았는데 도와주는건 없고 더 힘만 빠지게 한다. 전공의도 없고 학생도 없고, 오히려 교육대상이 없어 더 편해졌나"라고 자조했다. 이어 "앞만보고 살아온 제 인생도 한번 뒤돌아보고, 소홀했던 가족들과 함께하는 일반적인 삶을 살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등 3개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3일) 성명에서 "전공의들을 겁박하는 정부의 사법처리가 현실화한다면 스승으로서 제자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정부에 경청을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이후 돌아오지 않은 사직 전공의들에게 의사면허정지 등 행정처분과 사법 처리를 시사한 바 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사직과 겸직 해제 등의 단체 행동 방식을 놓고 투표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병원 교수협의회도 최근 성명에서 "전공의에 대한 부당한 법적 징계가 진행될 경우 수련병원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까 두렵다"며 정부에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경희대 의대 교수협의회도 "의대 학생 및 수련병원 전공의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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