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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타트업을 新성장동력으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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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지역혁신 오픈이노베이션포럼 부회장
[기고] 스타트업을 新성장동력으로 삼자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향후 몇 년 안에 1%대 성장으로 진입하는 것도 머지않았다. 더욱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는 이미 시작됐다. 미래에 경제규모 축소는 물론 지방도시 소멸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국가 경쟁력이 쇠퇴할 수 있다. 한국경제의 미래는 암울한 이야기만 들려오지만, 필자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의 씨앗을 찾고자 '노키아 몰락 이후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다시 한 번 국가 경제 구조를 변모시킨 핀란드의 사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구 550만 명의 작은 나라 핀란드는 스타트업의 산실로도 유명하다. '앵그리 버드' 게임으로 대성공을 거둔 로비오와 슈퍼셀,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글로벌 스타트업이 탄생하기 전 핀란드는 '노키아의 나라'였다. 노키아는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를 장악하며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24%를 담당했지만, 스마트폰 등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핀란드는 2013년 노키아가 휴대전화사업 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력산업의 쇠퇴를 겪었다. 이 때문에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했다.



국가 경제 위기에 직면한 핀란드 정부는 노키아의 몰락에 대응하기 위해 노키아가 휴대전화로 축적한 정보통신 기술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접목하고, 노키아의 우수 인력들을 스타트업에 재배치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해 다시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핀란드 정부의 파격적인 스타트업 지원 정책은 핀란드를 스타트업 천국으로 만들었다. 특히 핀란드 기술혁신지원청은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했다. '클래시 오브 클랜' 등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 탄생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 나아가 핀란드 정부는 과감하게 규제를 풀었으며 창업에 대한 장애물을 없애 누구나 쉽게 창업이 가능하도록 생태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스타트업의 원활한 자금조달과 투자 회수를 위한 제도를 개선해 많은 초기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핀란드는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매년 말 수도 헬싱키에서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박람회 '슬러시'를 개최하고 있다. 슬러시는 2008년 로비오의 창업자 피터 베스터바카 등이 만들었다. 스타트업들의 정보 교환을 위해 시작됐지만 2011년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은 알토대 학생들이 주축이 돼 운영하고 있다. 핀란드 정부는 슬러시 행사기간 중 입장권을 소지한 사람에게 헬싱키 시내 3일 무료 교통권을 줄 정도로 슬러시 지원에 적극적이다.

핀란드가 정부·기업·대학이 하나의 비전과 전략으로 스타트업 육성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휴대폰 공룡 '노키아의 몰락'이 있다. 노키아의 쇠퇴가 반드시 핀란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만 준 것은 아니었다. 노키아 휴대전화사업부의 몰락은 노키아만을 바라봤던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켜 주었다. 급작스러운 실업률의 증가는 스스로 기업가 정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고민은 지금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게 된 토대가 되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바꾼 핀란드의 사례는 한국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리나라도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양 날개가 되어 경제 구조의 변모를 통해 다시 한 번 경제 성장의 동력을 얻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길 기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산업계·학계의 통합적 비전과 전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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