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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영권 위기` 금호석화, 내달 주총서 주주환원책 안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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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 표대결 복안 관심
우호세력 확보 여부 쟁점될 듯
[단독] `경영권 위기` 금호석화, 내달 주총서 주주환원책 안 낸다
박찬구(왼쪽)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씨. 금호석화 제공

경영권 분쟁에 또 휘말린 금호석유화학이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책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확인되면서, 박찬구 회장이 조카인 박철완씨와의 표 대결을 앞두고 다른 복안이 있는 것인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박 회장 측과 박 씨 측의 지분율 격차가 5%포인트 수준인 점을 고려했을 때 소액주주들의 한 표가 중요한데, 이들을 설득할 카드를 내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공시에 나타나지 않는 우군을 다수 확보했거나, 혹은 박 씨가 문제 제기한 자사주를 실제로 경영권 방어에 쓰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석화는 지난 2021년 OCI가 해외사업 협력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맞교환한 적이 있다. 이에 박씨가 경영권 방어용이라며 무효소송을 냈고 1심에서 패소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2024년 사업연도를 포함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올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박씨 측과의 주총 표대결에서 소액주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파격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하반기로 밀리면서 표 대결 향방도 한층 불투명해졌다.

시장에서는 일단 금호석화의 실적이 부진해 2021년을 뛰어넘을 대안을 제시하기가 벅찬 것 아니었냐는 시각이 나온다. 금호석화 연간 당기순이익이 연결 기준 2021년 1조9656억원, 2022년 1조257억원에서 작년엔 4362억원까지 줄어든 게 배경이다.

회사는 2021년 당시에는 앞으로 2~3년간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20~25%, 5~10% 수준의 자기주식 취득·소각의 주주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회사의 연결기준 배당성향은 2021~2022년 각 14.3%로, 배당액은 보통주 1주당 2021년 1만원에서 2022년엔 5400원으로 줄었다. 전년 수준을 유지한다고 고려하면 올해 배당은 1주당 2300원까지 쪼그라든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단기간 주주정책을 제시하기보다 하반기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하반기에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실적이 감소하고 있지만 적자가 나는 상황은 아니다. 안정적인 재무 여건을 기반으로 주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환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를 적극 활용해 백기사를 끌어들인 뒤 주주환원책을 제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씨는 이번 주총을 앞두고 차파트너스자산운용에 권리를 위임하고, 금호석화가 자사주 18%를 보유하고 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를 전량 소각할 것을 안건으로 내놓았다.

박씨는 과거 금호석화가 OCI와의 자사주 맞교환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을 낼 당시 "금호석화가 경영상 필요 없이 현 경영진 및 지배주주의 경영권을 강화할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처분한 것은 법률상 효력이 부인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기업들은 필요할 때 이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경영권 공격을 받을 경우 우호세력에 지분을 팔아 경영권을 방어하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금호석화 지분율을 보면 박씨는 9.1%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이며 모친인 김형일(0.09%), 누나인 박은형·은경·은혜(각 0.53%), 장인 허경수(0.06%), 차파트너스(0.03%) 등을 더해 10.87%의 세력을 갖고 있다. 박찬구 회장의 경우 지분 7.14%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남인 박준경 사장(7.65%) 등 우호지분은 15.89%다. 이 밖에 국민연금이 지분 9.27%를 보유해 사실상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자사주는 미래 투자 재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불만족스런 요소가 될 수 있다. 표심 확보를 위한 우호세력 확보 여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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