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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전유진, 더 이상 차세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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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전유진, 더 이상 차세대 아니다
최근 종영한 MBN '현역가왕'에서 전유진이 1위에 올랐다. 올해 고3이 되는 17세 청소년이 선배들을 비롯한 현역 가수들 중에서 가왕으로 뽑힌 것이다. 놀라운 재능의 탄생인데 전유진의 이런 행보는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2019년 중학교 1학년 당시 포항해변전국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이래 차세대 트로트 퀸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2020년에 디지털 싱글 '사랑...하시렵니까?'로 정식 데뷔했고 그해 방영된 MBC 예능 '편애중계-10대 트로트 가수왕 대전'에서 최종 우승까지 차지했다. 인터넷상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 그리고 2021년 '미스트롯2'에 도전하기에 이르렀다.

'미스트롯2'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시청자 투표 5주 연속 1위에 오를 정도로 압도적 신드롬이었다. 하지만 중도 탈락하고 말았는데 시청자들의 역대급 반발이 터졌다. 어느 오디션이든 주요 출연자가 탈락하면 으레 팬들이 반발한다. 전유진 탈락의 후폭풍은 그런 정도의 일반적 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대규모 공분 사태였다. 중학교 때 벌써 그 정도의 사랑을 받았으니 당연히 미래의 발전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리고 이번에 고교생이 되어 '현역가왕'에 도전한 것이다. 이번엔 가수 지망생들의 경연이 아닌 현역 가수들의 경연이다. 오랜 기간 현업에서 내공을 쌓은 선배들과 정면대결을 펼쳤다. 여기서 전유진은 과거보다 더 성장한 모습으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미스트롯2'에 도전했을 때만 해도 무대 울렁증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 '현역가왕'에선 그걸 대부분 극복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신감 넘치고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과도하게 긴장하는 무대 울렁증은 그 사람의 고유한 기질 같은 것이어서 단기간에 고치기가 매우 힘들다. 사회생활을 오래 해야 겨우 그런 기질이 조금이나마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전유진은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에 이르는 청소년기에 그 문제를 상당 부분 극복해냈다는 점이 놀랍다.

약점을 그렇게 보완한 가운데 강점은 더욱 강화했다. 바로 감성 표현이다. 전유진은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은 목소리로 노래한다. 사람에게 가장 편안하게 들리는 음역대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목소리로 어렸을 때부터 풍부한 감성 표현을 한 것이 많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

경연에선 보통 열창할 만한 곡을 선곡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전유진은 '현역가왕'에서 '옛 시인의 노래', '소녀와 가로등'처럼 잔잔한 노래를 불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감성 표현으로 듣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더욱 깊은 감성 표현을 선보여 선배들을 제칠 수 있었다.



이렇게 기존의 장점을 강화한 와중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강점까지 장착했다. 본선 2차의 2라운드 대장전에 나서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을 불렀다. 이 노래는 이선희가 워낙 압도적으로 불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미진하게 부르면 바로 이선희와 비교되면서 평가절하 될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여기서 전유진은 무대를 휘어잡는 파워가창과 고음으로 관객석을 열광시켰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감성적인 가창과 전혀 다른 새 무기를 선보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객석 사이의 무대를 뛰어다니며 장내를 휘젓는 쇼맨십이라든가 막간 '깨방정' 안무로 놀라운 끼까지 내보였다.

준결승 1라운드에선 더욱 놀랍게도 댄스 트로트 장르를 선택해 서지오의 '남이가'를 불렀다. 막간 안무 수준이 아닌 아예 댄스 음악을 시도한 것이다. 여기서도 전유진은 화려하고 파워풀한 무대로 스타성을 확인시켜줬다. 특별 심사위원으로 나선 일본의 유명 가수 마츠시다 시게루는 그 공연을 보고 "전유진은 이대로 일본에 가면 톱스타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전유진은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키는 감성 표현에 더해 객석을 열광시키는 파워 가창과 댄스, 끼까지 장착해 결점 없는 육각형 뮤지션에 가까워졌다. 그전까진 차세대 퀸이라며 기대를 모았었지만 더 이상 차세대가 아니다. 현세대 '현역가왕'에 등극했다. 아직도 고등학생인대 이 정도라면 앞으론 얼마나 성장할까?



이제 전유진은 오는 3월에 시작될 여자 트로트 한일대전에 참여하게 된다. 거기에서 한일 시청자를 사로잡는다면 일본에서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다. 과거 김연자, 계은숙 등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는데 과연 트로트계에서 또 한 명의 한류 스타가 배출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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