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KCGI운용, 고려아연과 3월 주총서 정면충돌 예고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KCGI운용, 고려아연과 3월 주총서 정면충돌 예고
KCGI자산운용 제공.

국내 대표 행동주의 펀드 KCGI자산운용이 고려아연과의 정면충돌을 예고하고 나섰다. 고려아연과 영풍 간 표 대결이 예고되는 고려아연의 3월 주주총회 때, 자체적으로 마련한 의결권 행사 기준에 근거해 영풍 측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표하면서다.

27일 KCGI자산운용은 투자기업의 주주환원율 등 투자지표가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행사하는 '의결권 행사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체 기준에 따르면 KCGI운용은 투자회사의 주주환원율·ROE·PBR 등이 내부 기준에 미달할 경우 △ 이사의 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의 보수 한도 승인 등 3개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행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업황이나 회사 측 설명을 반영해 운용 부문의 내부 논의를 거치면 찬성 의견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여지를 남겨뒀다.

고려아연은 70여년간 동업을 이어온 두 가문이 최초로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고려아연은 주당 5000원의 결산 배당과 신주 발행을 외국 합작법인만을 대상으로 제한하는 현재 정관을 삭제하는 안건을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했으며, 동업자 가문인 영풍 측은 이에 반대하는 상태다.

KCGI운용은 "정관 변경으로 인해 일반주주 가치의 희석이 우려된다는 점을 들어 반대의견을 행사할 예정"이라며 "1대 주주와 2대 주주 간 이견이 있는 주당배당금 관련해서도 1만원을 제안한 영풍 측 안건에 찬성해 주주환원 입장에서 일반 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려아연은 전체 유통주식의 약 15%에 달하는 3자배정 유상증자와 자사주매각을 통해 일반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돼 왔다"며 "1대주주, 2대주주간 경영권 분쟁에서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차원이 아닌 '주주이익'이라는 원칙과 당사 주식운용본부 내부기준에 입각해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현재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의 배경은 양측의 지분 경쟁과도 맞닿아있다.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이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 나서고, 이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맞서 지분을 사들이면서 양측 간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진 상태다.

한편 의결권 행사 내부지침 마련 등 조치는 최근 발표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 자산운용사가 구체적인 스튜어드십 실행을 위한 계량적 지표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하기로 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KCGI자산운용 측 설명이다.

KCGI자산운용 관계자는 "그간 외부 의결권 자문기관에 의존해 의결권을 행사해왔으나 주주이익 관점에서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하는데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 마련은) 주주 가치 제고 관점에서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수립 실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투자기업 중 약 50% 이상 주총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