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K-폴리시, 최고 정책전문가가 말한다] 저출산·고령화, 북유럽 방식에 주목해야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홍순만 K정책플랫폼 거버넌스 위원·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K-폴리시, 최고 정책전문가가 말한다] 저출산·고령화, 북유럽 방식에 주목해야


저출산 문제가 매년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은 '장래 인구 추계' 발표에서 올해 여성 1명당 평생 낳는 아이 수, 즉 합계출산율을 0.68명으로 전망하였다. 출산율이 10년째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인 것도 모자라 매년 더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가족 복지에 투자하는 지출 규모는 여전히 회원국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가족 복지에는 출산 전·후 휴가 지원, 유아 교육·보육 서비스, 가사 지원이나 가족 수당 등 출산을 지원하는 지출이 포함된다.

선진국 중 가족 복지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나라는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이다. 그 중에서도 스웨덴이 주목받는다. 국내총생산(GDP)의 3.4%를 가족 복지로 지출하여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수치는 한국의 지출 규모인 1.6%의 2배를 훌쩍 넘는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스웨덴은 저출산 문제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국가로 평가받는다.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은 1999년 1.50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하였고, 이후 반등하여 2010년 1.98명까지 회복하였고, 2022년에는 1.52명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2배를 상회하고 있다.

물론 현재의 저출산 문제를 복지 지출을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로 경제적 요인도 있겠지만, 사회적·문화적·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사례를 볼 때 아동 수당, 다자녀 출산 장려, 한부모 지원 등의 양육 지원을 위한 가족 복지 정책은 출산 기피 현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북유럽 국가들이 높은 수준의 복지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역설적이게도 기업과 투자에 친화적인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예컨데 스웨덴은 법인세율이 매우 낮다. 이자, 배당,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노동소득에 대한 세율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30%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심지어 상속증여세는 2004년에 아예 폐지하였다. 물론 고용주가 부담하는 사회보험료가 높은 수준이지만 법인세, 자본소득세, 상속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경우 부담이 매우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웃나라 덴마크도 낮은 법인세율과 유연한 노동시장을 통해 기업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여 글로벌 자본을 유치하고 역동적인 성장을 통해 높은 재정수입을 얻고 있다. 스웨덴은 2022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미국, 호주, 캐나다 다음으로 외국인 직접투자를 많이 받았으며, 그 규모는 한국이 거둔 실적의 2.5배 수준이다. 인구 1000만명의 작은 나라가 거둔 성과임을 감안하면 매우 놀랍다.

북유럽 모델을 모방하자는 뜻은 아니며, 이러한 정책 방향이 장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스웨덴은 부유한 10개 가문이 전체 국민 재산의 약 3.7%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자산 불평등이 심각하다. 이 수치는 국가 간 비교를 위하여 인구 규모를 조정할 경우 미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처럼 막대한 복지 지출을 감당하는 국가들의 이면을 살펴보면,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기업과 시장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향후 우리나라 정부의 사회복지 지출 규모는 매년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며 연금, 보건 분야 지출이 가파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또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가족 분야 지출도 함께 증가할 것이다.

정부가 초고령화 시대에 국민들을 보호하고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그 역할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다만 확대되는 정부의 역할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자유로운 시장경제가 필요조건으로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