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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먹튀주유소 `몸통` 잡았다...해상면세유 빼돌려 가짜석유 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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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먹튀주유소 `몸통` 잡았다...해상면세유 빼돌려 가짜석유 제조
해상면세유 불법유통 거래 흐름. [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선박용 해상면세유를 빼돌려 먹튀주유소에 유통해 온 일당에 대한 일제조사에 나섰다. 그동안 국세청은 먹튀주유소를 운영하다 무단 폐업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유통 단계에 대한 조사를 벌여 성과를 거뒀고 이를 토대로 이번에는 불법 면세유의 '몸통'인 공급 단계까지 조사 범위를 넓힌 것이다.

국세청은 지난 20일 고유황 해상유를 불법 유통해 부가가치세와 교통세 등을 탈루한 20개 업체에 대해 전국 동시 조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급유대행업체 6개와 해상유판매 대리점 3개, 먹튀주유소 11개 업체가 조사대상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먹튀주유소 단속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유류가 주로 외항선박에 공급되는 해상면세유라는 사실을 포착했다. 정유사가 외항선박의 급유 요청에 따라 급유대행업체에 해상면세유를 반출하면, 이를 전량 급유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급유대행업체가 외항선박 선주와 공모해 80% 정도만 주유하고, 나머지 20%는 빼돌려 브로커를 통해 해상유 판매대리점에 값싸게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빼돌린 불법 면세유는 먹튀주유소에서 경유로 유통하거나, 가짜 휘발유로 만들어 판매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상적인 경로로 유류세를 부과받는 타 주유소와 달리, 먹튀주유소는 교통세와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탈루한 저렴한 가격에 면세유를 공급받아 소비자들에게 싸게 팔 수 있다.

값싼 기름값에 이끌린 소비자가 먹튀주유소에 몰리지만, 사실 이들이 파는 유류는 소비자와 환경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힌다. 선박용 해상유는 황 함유량이 높아 차량 엔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원래 경유에 속하는 면세유에 첨가물을 섞어 휘발유로 판매할 경우 혼유로 인한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또 배기가스 스크러버가 장착된 선박이 아니라 일반 차량에서 고유황유를 사용할 경우 유해물질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문제도 있다.

국세청은 선주와 공모해 해상면세유를 빼돌리고, 먹튀 주유소 판매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 관여한 일당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이 바지사장을 앞세운 불법적인 조직일 가능성도 높아 실행위자를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조사에서 붙잡힌 한 먹튀주유소 운영 주체는 '교도소 인연'으로 공모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국세청은 올해 3월부터 13개 기관에 산재한 면세유 관련 자료를 통합해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면세유 통합관리시스템'을 개통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면세유 유통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불법유통 혐의자를 조기에 적발하는 등 면세유 불법유통 근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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