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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명 고수 vs 500명 타협"… 증원숫자 놓고 정부·민주당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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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음모론 발끈하며 강경 주장
"증원 규모는 협상대상 아니야"
李, 규모 부풀리기 음모론 제시
"생명담보로 정치쇼, 국정농단"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는 '의료대란'에 정치권까지 기싸움에 가세해 혼란한 양상을 더 키우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500명 증원 타협설을 제시한 데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적정 증원 규모 400~500명'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은 정부가 제시한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서 후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의료계와 정부의 강 대 강 대치가 길어지면서 의대 교수들이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대화 창구가 쉽게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비롯해 수용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할 경우 타협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2000명 고수 vs 500명 타협"… 증원숫자 놓고 정부·민주당 격돌
◇정치권이 촉발한 '증원 줄다리기'

이재명 대표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료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한 적정 증원 규모는 400~500명선이라고 한다"며 "민주당이 타진해 본 결과, 충분한 소통과 조정이 이뤄진다면 의료계도 이 정도 증원은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특히 "정부가 일부러 2000명 증원을 들이밀며 (의료계의) 파업 등 과격반응을 유도한 후, 이를 진압하며 애초 목표인 500명 전후로 타협하는 정치쇼로 총선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시중의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면서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의료계와 국민의 피해를 담보로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최악의 국정농단 사례가 될 것"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증원 규모 부풀리기 음모론을 거론한 것은 이준석 대표가 먼저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의료 현장에서는 (의대 정원이) 현행 3000명에서 2000명이 증원되면 교육자체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단연코, 2000명으로 실랑이 하다가 누군가가 조정하는 역할로 영웅이 되게 만들고, 500명 정도의 증원으로 타협하고, 그 역할을 여당에 넘겨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지지율 디커플링(분리)을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대표는 "정확한 목표수치로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의대증원 이슈를 선거용으로 활용하여 국민의 건강에 밀접한 문제를 건드리는 것은 매우 나쁜 정치"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후퇴할 수 없는 수치라는 점을 재차 못박았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의료계와 조율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증원 규모는 추계 등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증원 규모는 3000명 내외이나 여러 여건을 고려해 2000명을 한 것"이라면서 "2000명은 필요 인원으로 생각한다. (증원) 인원이 많은 게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30여년 간 증원하지 못한 관계로 감소된 의사 수가 누적 7000명에 이르는 현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실장은 또 "우리나라에 17개 정도의 의대가 50명 미만의 소규모 의과 대학"이라며 "이 경우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라도 인원이 충원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의료계와 계속 소통을 이어가더라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료계 요구사항 중 정원 관련 얘기가 있는데 2000명도 양보해서 최소한으로 한 것"이라며 "증원 철회 없이 대화를 할 수 없다고 (의료계 측이) 한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2000명 고수 vs 500명 타협"… 증원숫자 놓고 정부·민주당 격돌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연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 회의 및 행진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중재'한다는 의대교수협, 소통 물꼬 틀까

의료현장 공백이 갈수록 확대되자 의대 교수들이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증원 규모를 두고 여전히 의료계와 정부 간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당분간은 갈등 구도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등은 입장을 내고 의료계와 정부가 만나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지난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신속히 필수의료 개선과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의료인력 추계를 결정하는 협의체를 새로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협의회는 현 의료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정부뿐만 아니라 의사단체 등과도 대화하며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협의회 측은 "필수의료와 지방의료 붕괴의 주요 원인은 저수가, 진료전달체계 미비와 의료사고 시 의사의 법적 보호 시스템의 부재다. 그동안 정부는 이를 해결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고, 이제 와서 갑자기 2,000명 의대정원 증원을 발표했다"며 "많은 의료단체들과 정치인들이 정부 발표는 너무 과도한 증원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정부는 2000명 증원에 너무 매달리고 있다. 전공의가 사직하고 학생이 휴학까지 하는 비상사태에 대하여 정부가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발끈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갑자기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을 발표했다'는 협의회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현장에 관심을 갖고 전문가 의견에 귀를 기울여 필수의료강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정부는 지역의료·필수의료 강화와 의사 확충을 위해 130여회에 걸쳐 의견수렴을 진행했고, 대한의사협회와 별도 협의체를 구성해 28차례나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협의회는 전공의 사직과 학생 휴학사태가 정부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했으나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의대 증원을 두고 의사들이 집단 사직서를 내고 집단 휴학계를 내는 극단적 행동을 한 사례가 없다"며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의료인들은 환자의 곁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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